언저리 산유회를 가다
그저
산 언저리에서
그저
시의 언저리에서
그저
삶의 언저리에서
그저
술청 언저리에서
저 황혼의 초췌에 비칠거리는 영혼
끈적한 눈길
옛날
걔네들
아직도
그대로네
망가질 듯
오오냐, 망가지지 않는다
시작 메모
우리는 모든 중심과 중앙 패권 거절했다. 권위 부 저잘남 안위 지성 사색 따위 다 거절했다. 외모 따위 거절했다. 다들 존만했다. 문학이고 사랑이고 시대고 언저리를 맴돌았다. 실패하고 찢어지고 갈라지고 채이고 밤마다 절망에 절어서 깔창을 몇 장씩 날리곤 마침내 연못시장 보은 연지 새집 호텔들에 떼거지로 망가졌다. 새처럼 깃들었다. 우리는 언제나 ‘걔네들’이었다. 걔네들한테 걔네들이 됐다. 생각할수록 아프다. 이제 세월뿐만 아니라 시대도 이렇게 언저리에 머물렀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