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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용원의 세상만사]

호쾌하지만 왠지 갑갑한 이스9: 몬스트룸 녹스《Ys IX -Monstrum NOX》

2022. 05. 22 by 성용원 작곡가

니혼 팔콤에서 제작한 1987년 이후 30년 넘게 시리즈를 이어 오고 있는 액션RPG의 정석인 이스의 9번째 넘버링인 몬스트룸 녹스는 글리아 지방의 발두크라는 성벽도시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중심으로 저주(?)를 풀어간다는 스토리로 되었있다. 이스 시리즈의 특징인 호쾌하고 시원스러운 액션, 전작 8편에서 호평을 받은 스토리 방식을 채택한 전개, 음반제작회사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BGM은 여전하다.

니혼 팔콤의 9번쨰 이스 시리즈- 몬스트룸 녹스

이스9은 주 무대인 도시 발두크를 중심으로 주변 몇 개의 맵으로 되어 있는 세미 오픈 월드라고 주장한다. 필드 + 던전이라는 전형적인 RPG의 구조가 아닌 발두크 도시 자체가 주 무대이다. 하지만 '스카이림'이나 '젤다: 야생의 숨결' 같은 오픈월드로 여기고 게임에 들어가면 지극히 제한적인 활동 반경 과 그림왈드의 밤이라는 게임상의 설정으로 인해 곳곳이 막혀있고 그런 제약을 풀어야지 입장이 가능한 지역으로 되어 있어 내 맘대로 마음껏 돌아다니는 게 아니라 디아블로 식의 안개를 걷어내면서 맵을 확장해나가는 구조인 반픈월드다.

이스9의 배경인 되는 성벽도시 발두크

유비식 오픈월드게임 항상 접하는 수집요소들이 덕지덕지 붙어있다. 한두 개 게임 진행에 있어 꼭 필요한 아이템들을 사고팔 수 있는 상점만 깔끔하게 있는 게 아니라 종류별로 분류별로 가지각색으로 분류해 놓아 찾아다니게 하면서 꽃잎, 보물상자, 낙서 등을 서브 퀘와 연결하여 어떻게라도 탐색하게 만들려는 반 인위적인 설정이 지치게 만든다. 지도의 고저는 안그래도 헷갈리는데 어느 정도 지도 보기가 적응되고 백묘의 헤븐즈 런을 얻으면 위아래로 왔다 갔다 할 수 있어 답답함이 가시고 인형이 서드 아이를 얻으면 숨겨진 수집 요소를 찾기 한결 편해한다. 확실히 동료가 늘어날때마다의 게임의 재미가 부가되기 떄문에 처음의 3시간 정도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그러다가 처음으로 발두크를 벗어나 첫 필드에 들어섰을 때는 마치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에서 드디어 대륙에 첫 발을 내딛는 그런 해방감을 맛보게 한다.

아들, 붉은 왕의 이능인 크림슨 라인

전투야 액션RPG만 주야장천 만들어 온 팔콤답게 재미있고 손맛이 호쾌하다. 아돌의 크림스 라인을 통해 순식간에 적에게 달려들어 극딜을 퍼붓는 점도 마치 이스1의 몸통박치기를 연상하면서 추억소환한다. 각 플레이어블 캐릭터들의 무술도 개성적이며 플래쉬 가드도 편해졌고 타격감은 일품이다. 다만 이스 9는 거리에서의 라르바전이 다른 이스 시리즈의 필드 전투를 대체하며 역대급인 전투 시스템에 비해 전투의 비중이 줄어든 느낌이 든다. 끝까지 완주하면 결코 전투의 비중이 적은 게 아닌데 후술할 과도한 대사량과 일본 RPG 특유의 강제적인 이벤트신과 평면적인 스토리 진행으로 인한 거의 없는 자유도 때문에 플레이어의 플레이에 제약을 받는다.

게임의 주인공인 아돌의 스킬 목록

'여신전생 페르소나' 느낌으로 발두크 도시 속에 별도의 공간이 존재해서 밀려오는 마물들과 싸우는 라르바전은 이스8의 요격전과 방어전과 유사하다. 이러면서 제한된 지역이 해금되고 하나씩 수수께끼를 풀고 갈 수 없는 곳을 가게된다. 라르바를 제거하고 얻게 되는 녹스 포인트가 100을 넘기게 되면 그동안 갈 수 없었던 빨갛게 칠해진 벽에 거대한 구슬이 생기면서 라르바전을 하게 되고 마지막에 거대한 보스를 잡아주면 그동안 갈 수 없었던 지역으로의 문이 열리게 된다.

편리한 모험일지

던전에서의 퍼즐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챕터별 합류하는 파티원의 이능을 활용하면 헤매지 않고 다 풀 수 있다. 그런데 던전 디자인 자체가 무성의하고 단순하며 지극히 제한되어 있다. 정말 스트레스 받지 말고 스토리에 따라 액션 즐기면서 즐겁게 플레이하라는 팔콤의 의도가 역력하다.

저 빨간색 기둥은 뭘까????

전투가 꽃인 액션 RPG에서 캐릭터들의 대사처리나 게임 진행 방식은 '영웅전설 궤적 시리즈', '도쿄 재너두' 방식을 취해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궤적 시리즈의 영향인지 텍스트량이 많고 맵을 해금하려면 서브퀘스트들을 거의 다 깨야 하는데 스토리를 중시하는 유저들은 환호할 수 있겠지만 그저 게임 자체의 액션성에 몰입하는 유저들은 이벤트 다 스킵하고 스틱만 조작하면 플레이 타임이 1/3가량 줄어든다. 진지하고 스릴 있게 진행되는 스토리에 오픈월드를 표방하지만 정작 내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아~~비장하고 장엄하다!

그래픽과 최적화는 팔콤의 고질적인 병폐기 때문에 굳이 언급하지 않지만 맵에서 전체 탐색률이 나오고 주요 지역에 빠른 이동이 가능하고 가야 할 지역도 맵에 표시해 준다. 특정 퀘스트만 해결하면, 한 군데서 모든 쇼핑이 가능한 일명 심부름도 있고 아돌의 모험일지를 통해 일목요연하게 게임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이스 고인물들이라면 맵 여기저기 해집고 다니기도 그러려니 하고 익숙하기 때문에 다만 그놈의 대사와 강제적인 이벤트씬만 어떻게 반만 줄여도 킬링 타임 게임용으론 손색이 없을 거 같다. 결론적으로 이스 시리즈의 최신작인 9편 '몬스트룸 녹스'는 이스의 전작인 '셀세타의 수해', '알타고의 오대룡' 더 거슬러 올라가서는 '이스 오리진'에서와 같은 재미와 감동 그리고 몰입은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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