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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한로 시]

『그대 나에게 가고 나 그대에게 오고』 - 55

2022. 05. 09 by 윤한로 시인

돌국

 

 

햇빛 친친

암튼 벼논 하늘에

비뚜름 긴 목 왜가리 서고 심드렁

갸들아 오면

찌그러진 살강 냄비에

주먹 자갈 여나믄

맑비린 또랑물 몇 줌

훔쳐다 붓네 냇갈 삭정이 불 활활 휘휘

버들캉 다 걷어 내네퉤

애오라지퉤 돌만 넣고 물만 붓고

가뭄에 땀 뻘뻘

갈그치는 웃통 벗고 햐

언제 가득 신발 벗고 버럭

바가지 마음이야 달겨들어 퍼마시겨

갸들 속곳 누덕

한 쪼가리 삶아 마시듯

병도 씻네퉤

눈도 밝데뭐

 

 

 

시작 메모
개 돼지는 될지언정 개돼지는 되지 말아야지. 그러려면 먹지 말아야지. 자지 말아야지. 싸지 말아야지. 듣지 말아야지. 보지 말아야지. 말하지 말아야지. ‘개돼지세상이 갈 때까지는. ‘개돼지마음’ ‘개돼지생각’ ‘개돼지말로는 쓰지 말아야지. 이제 긴긴 개돼지세상을 맞으며 개돼지들 앞에서는 울지 말아야지. 웃지 말아야지. 쪼개지 말아야지. 우리 돌국 끓인다. 거기에 절대로 별은 넣지 않는다. 절대로 이슬도 넣지 않는다. 절대로 꽃잎도 넣지 않는다. 절대로 사랑도 넣지 않는다. 절대로 미소도 넣지 않는다. 넣는다면 찢어진 속곳 누더기나 한 장 얻어 넣고 팔팔 끓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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