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뉴스Q

기사검색

본문영역

[시 is 뭔들]

한상림

주름

2022. 03. 30 by 김정은 전문 기자
(출처=네이버)
                                  (출처=네이버)

 

주름                              한상림

 

검버섯 핀 노모 손등에 이랑이 생겼다

할머니 손 왜 이래,

쭈글쭈글 밀리는 손등을 만지며

증손자가 두 눈을 휘둥그레 치뜬다

 

아가야,

이게 바로 사랑이란다

사랑은

아무나 얻을 수 있는 게 아니야

누군가를 많이 쓰다듬을 때

무언가를 듬뿍 퍼주고 싶을

눈금처럼 조금씩 자라나는 거지

 

할머니와 증손자 사이

사랑이 자라고 있다

 

Wrinkles                                                        번역 최용훈

 

On the spotted back of an old mother’s hand are the furrows seen.

What happened to your hand, granny?

Touching her wrinkled hand,

Her great grand-son asks with his eyes wide open.

 

Baby,

This is love.

Love cannot be gained by anyone.

Love grows little by little like a scale

When you eagerly want to touch somebody

And wish to give others much.

 

Love grows

Between grandma and her great grand son.

 

늙으면 주름이 생깁니다. 누군가는 인생의 훈장이라 하지만 쭈글쭈글해진 피부를 보며 행복한 사람은 없지요. 얼굴에도, 목에도 손등에도 주름이 집니다. 그렇게 세월의 흐름을 느끼죠. 기억하세요? 시골에 계시던 할머니의 주름진 웃음을? 아이에게는 그 주름이 흉하지 않습니다.

 

위 번역과 글은 최용훈 님의 영번역과 글이다. 번역이 좋고 글도 좋아 본인 허락 하에 올린다. 시인이자 칼럼니스트이며 다수의 훈장과 표창을 받은 한상림 시인의 시가 가슴에 와 닿는다. 울 할머니가 생각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