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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용원의 세상만사]

구갈 레스피아에 가다

2022. 01. 24 by 성용원 작곡가

연말연초 꼬박 아흐레를 비좁고 침침한 모텔에 갇혀 끙끙거리다 나온 지 한 3주가 지나고 몸이 회복세에 들어오자 근질병이 도졌다. 필자가 운영하는 SW아트컴퍼니의 유튜브 친구인 초이나무님의 채널에서 보고 가봐야지 벼르던 용인 구갈 레스피아에 다녀왔다.

용인 구갈의 상하천에 있는 레스피아 공원

구갈 레스피아 자연생태공원은 기존의 하수 처리 시설을 지하에 매설하고 상부에는 친환경 공원을 조성한 자연과 잘 어우러진 휴식 공간이다. 생태 공원 습지로 자연적으로 수질을 정화하여 오리, 새, 물고기, 연꽃 등이 살고 있는 친환경적 공원으로 자연을 되돌릴 수 있어서 이상적이며 편안한 휴식을 주는 자연생태공원이 되었다.

친환경 자연생태공원

차로 갈까 하다가 일요일 오후니 주차하기 힘들 거 같아 지하철을 타고 갔다. 수인분당선을 타고 기흥역에 내려 용인경전철로 갈아타 한 정거장인 '강남대역'에서 하차, 3번 출구로 나와 경전철에서 내려다본 신갈천을 가로지르는 출렁다리를 건너며 냇가를 따라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고 자연스레 구갈 레스피아 공원으로 이어진다.

강남대역 3번 출구로 나오면 만날 수 있는 출렁다리

놀라운 건 여기가 현재 가동하고 있는 하수처리장이라는 거다. 공원 지하에는 시민들이 버린 생활하수를 처리하는 대형 수조들과 복잡한 정화시설들이 자리 잡고 있다. 기존의 하수처리 시설을 지하에 매설하고, 그 위에 친환경 생태공원을 조성한 것이다. 지난 2005년 7월 준공된 구갈 레스피아는 인근 동백지구와 구갈지구에서 발생하는 하수를 모아 2급수 이상의 깨끗한 물로 처리해 내보내는 곳이다. 그럼 레스피아는 도대체 어떤 뜻일까? 용인시가 하수처리장을 공원화하면서 지어낸 이름으로 레스토레이션(Restoration; 복구, 복원, 회복 등의 뜻)과 유토피아(Utopia; 이상향)를 합성했다. ‘레스피아’란 뜻은 자연이 복원되는 이상적인 공원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생활 오수와 폐수가 본래의 자연수로 복원되어 자연(하천)으로 돌아가는 이상향의 공간을 상징화한 것이다.

개울물

강남대역에서 내려오면서 유독 눈에 많이 띈 게 목줄을 한 강아지들이다. 하기야 요즘은 어딜 가든 강아지들이 가족 구성원의 일부로 자연스레 받아들이지만 이상하게스리 사람들이 운동하러 가는 듯한 강아지들도 그런 느낌의 활발함을 띄고 있었다. 놀이터는 자연친화적인 점을 강조하듯 에너지파크였다. 공원 안에 있는 에너지 놀이터는 158m의 모노레일이 울타리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안에 에너지 트리 시소, 회전 시소, 수평시소, 그네 등 5종의 자가발전 놀이 기구가 설치되어 있다. 페달을 밟고 기구를 밀며 움직이면 자가발전이 되고 모아진 전기는 스마트폰 충전을 위해 사용되었다.

에너지 파크

그런 어린이 놀이터를 지나서야 그 이유를 알았다. 게이트볼링장(코로나19로 인해 휴관)을 옆으로 조그마한 주차장 옆에 반려견 놀이터가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반려견 놀이터에서 댕댕이들이 눈치 안 보고 신나게 뛰어놀고 달릴 수 있었다. 반려견 등록이 되어있어야 하고 입구에서 등록번호 외 기본 사항들을 기재 후 온도 체크까지 완료하며 개의 크기에 따라 분류하여 좌우로 입장이 가능했다.

반려견 놀이터

용인시 상하수도사업소 홈페이지에는 여러 곳의 레스피아를 소개하고 있다. 용인레스피아, 기흥레스피아, 수지레스피아, 영덕레스피아 등이다. 각 레스피아는 저마다 특색을 가지고 있다. 운동시설만 모여 있는 곳도 있다. 그중에서 구갈 레스피아가 가장 큰 규모를 갖추고 공원시설이 잘 되어 있다. 공원의 면적은 약 16만㎡이다. 공원으로서는 그렇게 크다고 할 수는 없지만, 다양한 시설들이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져 있다. 경전철역과 인접하여 이동약자의 접근성도 좋다. 다만 어디 가나 고질적으로 널려있고 파헤쳐 진 공사판의 흔적들은 옥에 티다. 여기뿐만이 아니다. 제발 포클레인과 굴삭기가 없는 정말 용어 그대로의 자연친화적인 장소는 이제 더 이상 용납이 안 되는 것일까? 꼭 관과 건설업자들만 탓할 게 없다. 문명의 이기에 편리함에 적응되어 끊임없이 편의시설을 요구하고 인공적인 거에 일체화된 인간의 원인이다. 또 그래야지 사람들이 오고 지역의 명물이 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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