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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영 비시 詩帖]

생각없이 걷는 행복

2022. 01. 16 by 김문영 글지

<생각없이 걷는 행복>

 

수많은 생각 고민 걱정과 함께하는 인생길

단 한 순간이라도 생각없이 걸어볼 수 있다면

누구든 그렇게 걷는다면 그는 행복한 사람이다

산맥을 솟구쳐 떠오른 해를 바라보다가

너무나 눈부셔 고개 떨구면

황급히 돌틈으로 숨어드는 다람쥐 한마리

구멍 속에 살찐 알밤은 저장해두었을까

청설무에게 빼앗기지는 않았을까

다람쥐를 걱정하는 순간

함께 걷던 반려견 구름이가 돌틈에 코를 박는다

더 깊이 들어가렴 다람쥐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고

구름에게 갈 길을 재촉한다

생각없이 걷다가 문득 생각 나 뒤돌아보면

지나온 길 아득하다

처음 이 길로 들어설 때

생각없이 걷자고 결심했을 때

어디선가 밀려온 찬바람 볼을 휘갈겼다

얼얼한 볼을 감싸안으며

고요하자 생각하지 말자 또 다짐하건만

생각은 또 다른 생각을 끌어들이고

좀처럼 생각없이 걷는 행복 주어지지 않는다

나는 그만 울고 만다

주저앉아 엉엉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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