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숙 한자교실] 영면(永眠)
1987년 6월 항쟁의 기폭제가 됐던 故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가 9일 영면(永眠)에 들었다.
이번 한자교실에서는 영면(永眠)을 파자로 알아보겠다.
‘永’ 자는 점 주(丶), 물 수(水)의 조합이다.
갑골문을 보면 긴 물줄기가 굽이쳐 흐르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여러 갈래로 흐르는 물줄기가 합쳐지고 갈라지며 멀리 흘러간다는 데서 ‘길다’나 ‘멀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眠’ 자는 눈 목(目), 백성 민(民)의 조합이다.
‘目’ 자는 사람 눈을 그린 것으로 갑골문을 보면 사람의 눈과 눈동자가 잘 표현되어 있다. 본래는 가로로 쓰였었지만, 한자를 세로로 쓰는 방식이 적용되면서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民’ 자는 입 구(口), 성시 씨(氏)의 조합이다.
‘氏’ 자는 나무뿌리를 그린 것이다. 사람들의 [口] 혈통도 나무뿌리와 마찬가지로 하나의 줄기에서 시작되어 점차 확산되었기 때문에, 그 둘을 조합하여 만든 것이 ‘民’이다.
그러므로 ‘眠’ 자는 사람들이 [民] 눈[目]을 감다, 즉 ‘자다’라는 뜻을 표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