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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혜경의 詩笑 시소]

아이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땅을 딛고 일어서는 일은 놀이에 불과하다

[마혜경의 시소詩笑] 남겨진 자들이 살아가는 법

2020. 07. 17 by 마혜경 시인

 

남겨진 자들이 살아가는 법

마 혜 경

 

 

메마른 바람이 고이는 날에는 수목장에 간다

푸른 잔디에 서있는 조화가

생의 이쪽과 저쪽을 끊듯 선명하다

나무가 된 아버지는

간지럼을 많이 타셨지

가지 사이 바람결에

그 웃음 따라 흘러간다

 

생의 끈이 잘린 노인의 유골이

남겨둔 사람들을 이끌고 들어온다

검은 사람들의 어깨가 찬송가를 부른다

날리는 흙 한 줌에 맺힌 눈물

차마 깨뜨릴 수 없어 숨죽이는 순간

 

살아생전 아버지도 듣지 못한

아이 뒤꿈치에 매달린 소리

햇살을 꼭 밟고 야무지게 걸어가는 소리

ⓒcarolinehdz  출처 Unsplash
ⓒcarolinehdz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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