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겨진 자들이 살아가는 법
마 혜 경
메마른 바람이 고이는 날에는 수목장에 간다
푸른 잔디에 서있는 조화가
생의 이쪽과 저쪽을 끊듯 선명하다
나무가 된 아버지는
간지럼을 많이 타셨지
가지 사이 바람결에
그 웃음 따라 흘러간다
생의 끈이 잘린 노인의 유골이
남겨둔 사람들을 이끌고 들어온다
검은 사람들의 어깨가 찬송가를 부른다
날리는 흙 한 줌에 맺힌 눈물
차마 깨뜨릴 수 없어 숨죽이는 순간
살아생전 아버지도 듣지 못한
아이 뒤꿈치에 매달린 소리
햇살을 꼭 밟고 야무지게 걸어가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