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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용원의 세상만사]

어서와~~ 인왕산은 처음이지?

2020. 06. 07 by 성용원 작곡가

영감의 원천, 영육간의 평온함의 상징, 고요 속에 나를 찾는 산책, 흩뿌려진 상념들을 하나로 모으는 접점. 조금만 눈을 올리고 발걸음을 돌리면 서울엔 사방이 산이다. 학교 다닐 때 사회, 지리 시간에 배운대로 국토의 80%이상이 산으로 둘러싸인 나라, 그래서 중국사람들이 산과 골짜기의 나라라고 표현할 정도로 산과 언덕으로 둘러싸인 대한민국, 그 중에 서울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자연친화적이면서 풍수지리적으로 완벽에 가까운 도시이다. 태조 이성계가 한양 천도한 이래로 사대문을 둘러싸고 있는 4개의 산 중 인왕산....지하철 3호선에서 내리면 바로 만날 수 있는 편리한 접근성과 난이도도 높지 않고 또한 오르기만 해도 번잡한 서울 시내를 벗어나 서울 시내를 한 눈에 조망 할 수 있어 등산 초보자에게 안성맞춤인 천혜의 산이다. 

수성동 계곡에서 바라본 인왕산
수성동 계곡에서 바라본 인왕산

종로구와 서대문구에 걸쳐있는 338m의 인왕산에 30분만 땀을 흘리고 올라가면 무능도원을 만나게 된다. 여기가 정말 서울 시내 한복판인가 할 정도로 산 아래의 세상과는 단절되어 북한산부터 한강 넘어 롯데월드타워와 여의도 63빌딩까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광경을 눈에 담으면 된다. 정상 한복판의 삿갓바위에서 찍는 인증샷 또 필수다. 저녁에 가면 노을과 밤에 가면 서울의 야경은 덤이다. 

겸재 정선, <인왕제색도 仁王霽色圖 >, 국보 제 216호, 79.2×138.2cm, 삼성미술관 리움

조선 후기 화가인 겸재 정선(1676∼1759)이 비온 뒤의 인왕산 모습을 그린 '인왕제색도'를 보면서 현재의 인왕산과 비교해본다. 인왕은 변한게 없구나...변치않고 영겁의 세월과 평지풍파를 그대로 받아오면서 조선에서 대한민국이라고 바뀐 산 아래의 사람들을 보듬어 주고 있구나.....인왕산 밑의 주막과 물레방아가 카페와 맛집으로 변했고 무분별한 개발과 서울의 확산으로 인해 수정동 계곡이 복개되고 턱 밑까지 사람들이 기어올라 집짓고 사는 거 말고는 인왕은 여전히 푸르름을 과시하고 선사하며 아둥바둥 살아가는 인간을 느릿느릿하게 흐르는 듯한 시간의 흐름으로 분주에서 여유로 끌어들이고 있다. 인왕산을 검문 없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허락된게 불과 2년전이다. 그 전만해도 '김신조 사건'으로 불리는 북한 간첩, 암살조의 남파로 인해 오랜 기간 일반인 통행금지였다. 

때맞춰 내리는 비, 인왕산에서 내려와 커피 한잔, 맥주 한잔으로 해갈한다. 사진 제공: 시인 박시우

산에 가는데 술과 라디오는 부디 삼가길....듣고 싶으면 이어폰 꽂고 혼자 가지 제발 산에서라도 인간이 만든 가공적인 소음에 노출되고 싶지 않다. 쓰레기는 다시 가지고 내려와 입구의 쓰레기통이나 재활용통에 버리는 건 당연한데....술? 아직도 산에 가서 술마시고 고성방가라는 사람 있나? 잠시 후대에게서 빌려 쓰는 자연.....인왕산이 있다는 자체가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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