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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한로 시]

『그대 나에게 가고 나 그대에게 오고』 - 6

2021. 05. 26 by 윤한로 시인

원룸



존만 한
방에

존만 한


천장엔 때 절은
야광 별

곡소리 하나 없이
마치 다구리로 밟힐 때처럼
오늘도 한껏 몸을 만다

이젠 밟히는 것이야말로
쉬는 것

몸도 마음도
녀석 영혼까지
 

 

 


시작 메모
둘둘 뭉쳐 놓은 양말, 모자, 신발 투성이, 나오는 볼펜, 나오지 않는 볼펜, 라이터, 카드, 열쇠, 명함, 스티커, 고지서, 종이컵, 물통, 나무젓가락, 화장지, 거울, 액자, 달력, 시계, 사진, 사탕, 지갑, 화장품, 비누, 치약, 칫솔, 드라이버, , 가위, 식칼, 도마, 냄비, 숟가락, 이쑤시개, 다육이, 인형, 커피, 창턱엔 방구냄새나는 귤 나부랭이, 머리맡엔 꼭 자기만 한 야구방망이 하나 갖다 놓고 구겨져 잔다. 들어온 지 그새 몇 분이나 됐다고, 어쩔 수 없이 잔다. 내일 아침 해가 뜨면 어딘가 일찍 나가야 하겠기. 나가면 떡대 큰 이들 앞에 다시 작고 못나고 존만 하고 재수없는 존재가 되기 위해. , 오늘 밤 저 원룸에 부디 큰 은총 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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