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숙 한자교실] 투쟁(鬪爭)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불평등 세상을 바꾸기 위한 민주노총의 10월 20일 예정된 총파업 ‘투쟁’을 선언했다.
오늘 한자교실에서는 투쟁(鬪爭)을 파자로 알아보겠다.
싸울 투(鬪)와 다툴 쟁(爭)을 쓰고 있다.
‘鬪’ 자는 두 임금과 식량을 뜻하는 ‘豆’ 자와 혈족(血族)을 뜻하는 ‘寸’ 자의 조합이다.
‘鬪’ 자는 두 사람이, 또는 같은 혈족[寸]끼리 양식[豆]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싸우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싸우다’, ‘승패를 겨루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爭’ 자는 손톱을 세운 모습이고, ‘尹’ 자는 손에 지휘봉을 들고 누군가를 지휘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러므로 ‘爭’ 자를 조합해보면 한 사람은 맨손으로, 또 다른 사람은 손에 몽둥이를 들고 싸우는 모습이다.
‘鬪爭’을 그림으로 표현하면 서로의 이익을 위해 엉겨 붙어 힘자랑을 하는 형상으로 타인의 시선에서는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
장기간 이어지는 코로나 여파로 실업자가 속출하고, 거의 빈사(瀕死) 상태에 놓인 자영업자를 비롯해서 많은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요즘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불평등 세상’을 토로하는 민주노총의 입장은 이해하더라도 총파업은 국민들의 분노를 일으킬 수 있다. 언제가 될지 기약도 없는 코로나로 국민들은 힘든 시간을 버텨내고 있는데 대규모 집회를 강행함으로써 또다시 코로나 확산의 기폭제가 될까봐 두렵다.
민주노총의 입장도 중요하지만 기업이 살아야 노총도 존재한다. 어려운 시기에 직장을 다닐 수 있다는 감사함으로 ‘총파업 대규모 집회’는 자제하고 勞使 간 협의를 거쳐 조용히 마무리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