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용원 음악통신 446] 필립 앙트르몽의 1점
  • 후원하기
[성용원 음악통신 446] 필립 앙트르몽의 1점
  • 성용원 작곡가
    성용원 작곡가 klingsol@hanmail.net
  • 승인 2021.06.22 09:0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5년에 쇼팽 국제 콩쿠르, 당시 심사위원 중 한 명이었던 프랑스인 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 필립 앙트레몽이 결선에서 조성진에게 10점 만점에 1점을 준 것이 드러나 논란이 되었다. 나머지 심사위원이 모두 10점 만점에 9점 이상을 주지 않았더라면 단 한 사람의 평가만으로 우승자와 준우승자와의 순위가 바뀔 수도 있었던 순간이었다.

저명한 피아니스트인 필립 앙트르몽과 악수하는 조성진

폴란드 바르샤바 쇼팽 콩쿠르 협회가 최종 결선에 오른 참가자들의 채점표를 홈페이지에 공개되자 눈을 의심할 정도였다. 17명의 심사위원 중 유독 한 명이 최하점, 1점을 줘 잘못 봤나 다시 한번 눈을 비비고 확인해도 확실했다. 17명의 심사위원 가운데 2명은 만점인 10점을, 12명은 9점, 그리고 나머지 두 명이 8점과 6점을 부여했는데 한명에게만 선명하게 1이라는 숫자가 박혀있었다. 그럼 왜 심사위원장이자 81살의 노 피아니스트 ‘필립 앙트르몽’은 ‘조성진’에게 최하인 1점을 줬을까?

가장 유력한 설은 앙트르몽이 조성진의 스승인 미셀 베로프와의 불편한 관계이기 때문이라는 것. 앙트르몽과 베로프는 같은 파리음악원 출신으로 경쟁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하나의 설은 조성진이 강력한 우승 후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의 쇼팽 해석이 자신의 해석과 달라 이에 대한 반감의 표시로 1점을 부여했다는 것. 그러나 위의 두 설이 유력하다 해도 대다수 사람들은 의구심을 지우지 못하겠다. 앙트르몽이 조성진의 쇼팽 해석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6점 내지 5점을 주면 되지 극단적인 감점은 이건 아예 떨어트리겠다는 감정적인 행위로 밖에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선뿐이 아니다. 그는 본선 1차에서는 조성진에게 25점 만점에 24점을 주고 다음 라운드 진출에 ‘YES'를 부여했다. 그런데 2차에서는 갑자기 25점 만점에 14점을 주고 다음 라운드 진출에는 'NO'를, 3차에서는 18점에 다음 라운드 진출 'NO'를 부여했다. 1차 채점에서는 만점에 가까운 점수에다 본선 라운드 ’YES'를 주었다가 그 후 2, 3차에서는 내리 최악의 점수를 부여한 건 조성진의 연주가 라운드가 올라갈수록 퇴보했다는 뜻인데 그럼 다른 15명의 심사위원들도 그렇게 평가해야지 유독 앙트르몽만 시기와 질투에 가까운 감정으로 좌표를 찍어버리고 어떻게라도 끌어내리려고 한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제17회 폴란드 국제 쇼팽 피아노 콩쿠르 채점표 (사진출처 chopincompetition2015.com)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대회에서조차 심사위원들의 판정과 관련해선 항상 잡음이 존재했다. 대중가요나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이 아닌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없는 공모전이나 대회 같은 경우에 심사위원들에게 별다른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의 홍보 영상에서 그 프로그램의 심사위원들이 소개될 때에는 심사위원들이 심사를 할 만한 인물인지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같은 sns를 통해서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진다. 이와 비교해서 클래식 음악의 콩쿠르나 입시에서 과연 얼마나 되는 사람들이 공모전의 심사위원들에 대해 이 사람이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 지금까지 어떤 활동을 하였고, 얼마나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자격 여부를 판단하겠는가! 이러한 대중성, 관심의 결여가 심사위원들로 하여금 집단을 형성하여, 서로 나눠먹는 구조를 형성한다. 특히 글, 음악, 미술과 같은 예술 활동의 경우에는 사람마다 생각하는 바, 즉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심사위원들 입장에서 더욱 판단하기 어려운 점이 분명히 있다. 클래식과 같은 사람들의 관심에서 소외되어 있는 분야 같은 경우는 이런 문제들이 더욱더 빈번할 것이다. 소설이나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뒷돈을 받고 심사위원이 높은 점수를 주거나, 당일 정해지는 주제곡을 미리 언지해주는 등의 행위가 실제로도 행해졌다. 특정 곡만 연마해 콩쿠르에 출전해 수상과 상금만을 타서 사라지는 콩쿠르 사냥꾼들이 있는 이상 사람들에게 예술계는 더욱더 다가가기 어려운 영역으로 인식될 것으로 여겨진다.

피아니스트 '필립 앙트르몽' (사진출처 chopincompetition2015.com)
피아니스트 '필립 앙트르몽' (사진출처 chopincompetition2015.com)

2010년의 제3회 창작관현악축제는 주최 측에게는 악몽으로 남았을테다. 당선된 작품의 연주가 끝나고 로비에서 몇몇의 감상자들이 미국 작곡가 Corigliano의 교향곡 No.1과 너무 유사하다고 수군거렸다. 심지어 개중엔 그 사람에게 수학한 제자들도 있었고 그 곡으로 논문을 작성한 사람들도 있어 의혹이 가중되어 결국 조사 결과 베낀 게 드러났다. 또 성가곡 공모전에도 생존하는 작가의 작품을 표절해 제출, 온라인에서 독자들이 발견해 재보해 알려져 난리가 있다. 2건 모두 이미 출판한 악보들을 전량 회수하고 다시 찍었으며 사과문을 발표하고 표절한 작곡가들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다. 

심사위원이 해당 분야에서 상당한 지위와 명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극단적임 감점은 분명 객관적인 평가의 잣대가 아닌 심사위원의 자질 미달 혹은 안일함은 예술의 고결함을 훼손시키고 심지어는 누군가의 삶을 파멸시킬 정도로 심각한 사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신은 이렇게 음악활동 하면서 억울한 일 당해본적 없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