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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김홍관 시인
  • 입력 2021.06.21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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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산다는 것은 너와 내가 부대끼며 길을 걷는 것인가 합니다.

부대끼며 함께 하는 시간의 밭을 일구는 것인가 합니다.

홍시를 좋아하시던 어머니께 두서너 번 드린 적이 있지만

찾아가 반길 이 없으니 그를 섪다고 노래한 박인로님의 글귀도 떠오릅니다.

 

걸어온 길은 참으로 험난했습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고갯길도 있었고

칠흑같이 어두운 밤길도 있었지만

가끔은 동이 터 오르는 길도 만났고

달콤한 바람도 맞았습니다.

 

오늘도 그리 넉넉한 삶은 아니지만

이만큼 이나마 사는 것은

그동안 걸어온 길에 흘린 땀의 결실이겠지요.

땀에는 조밥과 술찌기미를 함께한 분도 계시구요.

 

앞에 남은 시절이 얼마인지 가늠이 안됩니다만,

또한 꽃길만 있겠냐마는

서로의 어깨도 내어주고 손도 잡아주며

서쪽 하늘로 걸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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