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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

김홍관 시인
  • 입력 2021.06.14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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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

 

멈춤은 보이지 않았던 것들을 보이게 한다.

또 다른 멈춤은 죽음을 의미한다.

 

속도를 줄이면 사람이 보인다는

교통 캠페인도 생각난다.

지구에 있는 삼라만상을 포함한

우주의 질서는 지나감에 있다.

 

하늘에는 날짐승이 지나가고

비행기도 지나가고

구름도, 바람도, 해도, 달도 지나간다.

 

땅에는 물도 흐르고

수많은 차들도 흐르고

사람도, 시간도, 생각도, 인생도 흘러간다.

촘촘히 가는 게 아니라 헐렁하게 흘러간다.

 

지나가지 않으면 흐르지 않고

흐르지 않으면 썩어 간다.

지나가는 것은 성장을 주고 죽음을 주고 망각을 선물한다.

 

지나가는 모든 것을 위하여 한잔 올려야겠다.

 

- 친구의 죽음을 슬퍼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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