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s life is like a garden
작은 귤나무
내가 귤나무라면
당도보다 향기가 되고 싶다
한 사람에게 사랑받는 단맛보다
여럿에게 아낌 받는 단내가 되고 싶다
내가 귤나무라면
게으른 농부보다
귀찮은 농부를 보고 싶다
잠 깨라고 물 붓고
옷 입으라고 팔 넣어주고
잘 먹으라고 한 상 차려주는
향내 나는 농부를 맞고 싶다
내가 귤나무라면
나는 나를 모르고 싶다
어느 날 잘려나가
누구의 손에 쥐어지든
아직은 아무것도
모르고 싶다
어쩌면 나는 여태껏 행복한
작은 귤나무이다
김창옥 교수님의 강의를 영감받아 썼다. 제주도 추위에 바람막이 짚이나 천으로 가지를 감싸는 걸 옷으로 상징했다. 물론 마음을 감싸주는 것도 되겠지. 영시를 배울 땐 부사를 쓰지 말라고 배웠다. 긴장도를 떨어뜨린다고. 하지만 한국 시에선 부사의 쓰임이 중요하다. 아직은 어쩌면 여태껏 이런 부사를 쓰면서 반전도 이루고 강조도 되고 신선한 시어도 되고 감동도 된다.
사회에서 쓰임받는 소중한 귤나무로 자라자. 마른 귤로 지상에 떨어질지 잘 성장해 좋은 나무가 될 지는 자신의 선택이다. man's life is like a garden 미국에서 읽은 영어책의 첫문장이다. 책 제목은 기억나지 않는다. 사람의 인생은 정원과 같다. 잘 다듬고 나쁜 가지를 잘라내고 좋게 자라면 풍성한 인생을 이룬다. 우리 모두는 큰 정원의 작은 귤나무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