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숙 한자교실] 추도 (追悼)
故 노무현 前 대통령 서거(逝去) 12주기 추도식(追悼式)이 지난 23일 경남 김해 봉하 마을 대통령 묘역에서 엄수(嚴修) 됐다.
오늘 한자교실에서는 추도(追悼)를 한자 파자(破字)로 알아보겠다.
追 자는 辶과 阜의 결합이다. 阜에서 ‘十’이 생략되고 ‘辶’ 이 쓰였다.
네이버 한자사전의 그림을 보면 발 모양이 그려져 있다. 辶 자는 ‘쉬엄쉬엄 가다’, ‘달리다’, ‘뛰어넘다’, ‘천천히 길을 걷는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갑골문에 나온 阜 자를 보면 긴 획 옆으로 평지에 쌓여있는 흙더미를 세로로 그린 것이다. 阜 자는 단독으로 쓰이기보다는 주로 부수 역할만을 하며 ‘언덕’, ‘크다’, ‘높다’라는 뜻을 가졌다.
追 자는 언덕을 향해 올라가는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산등성이 너머로 도망간 적이나 산짐승을 추격한다는 뜻으로, ‘쫓다’나 ‘거슬러 올라가다’라는 뜻을 가졌다.
그러나 현대에는 이미 떠나간 누군가를 ‘그리워하다’, ‘사모하다’, ‘따르다’라는 뜻으로 더 많이 쓰인다.
悼 자는 心 자와 卓 자의 결합이다.
갑골문에 나온 心 자를 보면 사람이나 동물의 심장을 간략하게 그림으로 표현했다. 심장은 신체의 중앙에 있으므로 ‘중심’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고, 옛사람들은 감정과 관련된 기능은 머리가 아닌 심장이 하는 것이라고 여겨 ‘마음’이나 ‘생각’, ‘감정’과 같은 뜻으로 쓰이고 있다.
참고로 心 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위치에 따라 忄 자나 㣺 자로 바뀌게 된다.
예: 뜻 정(情)
더럽힐 첨(忝)
卓 자는 早 자와 上 자의 결합이다.
早 자는 해 일(日) 자와 열십(十) 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네이버 한자사전의 그림을 보면 나무 위에 태양이 떠 있는 형상이지만, 나무가 생략되어 ‘十’ 표현되어 있다.
早 자는 해가 나무 위에 자리 잡고 있을 만큼 ‘이른 아침’의 의미로,
‘일찍’, ‘이르다’, 또는 ‘서두르다’라는 뜻을 가지게 되었다.
卓 자는 ‘높은 자리[上]에 올라갈 사람은 일찍[早]부터 뛰어난 자질을 보인다.’라고 파자 해석이 된다. 고사(故事)에 “크게 될 사람은 떡잎부터 다르다”라는 말의 어원을 ‘卓’ 자에서 엿볼 수 있다.
追悼를 전체적으로 파자하면
일찍 [早] 떠난 사람을 마음 [忄]으로 그리며 따르다[追]로 해석된다.
대한민국의 대통령들이 퇴임 후에는 영어(囹圄)의 몸이 되는 수치스러운 일들이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다.
우리도 미국처럼 전직 대통령들이 현직에 있을 때보다 더 국민들에게 존경받는 시대를 만들 수 없는 것일까? 이런 문화 정착을 위해 대통령은 물론 정치인들 모두의 각성과 노력이 절실히 필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