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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용원 음악통신 435] 콘서트 프리뷰: 피아니스트 이은영 & 엘레나 아발리안 듀오 콘서트

성용원 작곡가
  • 입력 2021.05.17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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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9일 토요일 오후 7시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려

한 대가 아닌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고금의 명곡들을 한자리에서 들을 수 있는 모차르트, 루토슬라브스키, 라흐마니노프 등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대표적인 작품들로꾸려진 음악회가 5월 29일 토요일 오후 7시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피아니스트 이은영과 엘레나 아발리안에 의해 향기롭게 피어난다.

이은영의 14번째 피아노 독주회 with 피아니스트 엘레나 아발리안

끊어질듯하면서도 클래식 음악의 명맥이 이어지고 불꽃이 사그라들지 않은 이유는 이날 음악회의 주인공인 피아니스트 이은영 같은 음악인이 있어서다. 험준한 산맥에 둘러싸인 산골짜기의 작은 도시에서도,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 도달해야 하는 섬에 가도 클래식의 선율이 들리는 건 대한민국 산간오지 어디에 가도 묵묵히 클래식 음악의 보급과 연주에 전력을 다하는 고향을 지키는 음악인들이 있기에 가능한데 이은영은 전주의 클래식 음악 지킴이로 여러 다채로운 연주와 기획을 병행하면서 전력을 다하는 보배 같은 존재이다. 벌써 음악회 제목부터 <피아니스트 이은영과 함께하는 건반 위의 이야기 열네번째>다. 열네번째! 꾸준히 그녀가 참여한 다른 연주회를 차치하더라고 자신의 이름을 건 독주회를 전주에서14번이나 개최했다는 사실이다. 이번 14번째는 러시아 페테르부르크 출신으로 현재 수원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 중인 엘레나 아발리안과 함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해 작곡된 곡 중 대중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작품들만 선곡하여 들려준다.

모차르트가 25살 때 작곡한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는 예술과 재미가 한치의 빈틈도 없이 균형을 이루고 연대와 화합에서 털끝만큼의 오차도 없는 명작이다. 모차르트가 25살이던 1781년 11월 24일 아버지 레오폴드에게 보낸 편지에 의하면, 이 곡은 뛰어난 피아노 제자이던 요제파 바르바라 아우에른하머(Josepha Barbara Auernhammer)와 함께 연주하기 위해 작곡한 곡으로 1781년 11월 21일에 아우에른하머의 집에서 열린 콘서트에서 초연되었다. 한 대가 아닌 두 대 이상의 피아노나 슈베르트의 5중주 <송어>같이 일반적인 편성에서 조금 비껴간 경우는 특정 연주자와 특별한 기회에 연주할 목적으로 작곡되었기 때문에 악풍은 지극히 사교적이며 유희적이다.

연주자 이력과 프로그램

라흐마니노프는 모음곡이란 제목으로 총 2개의 두 대의 피아노를 작품을 남겼는데 그중 부제가 붙어있지 않은 2번은 그래서 보다 전통적인 음악양식에 부합된다. 라흐마니노프라고 하면 저절로 떠오르는 피아노 협주곡 2번이 탄생되는 그 시절의 소산으로 발랄한 1번의 <서주>, 경쾌한 왈츠에 이어 라흐마니노프의 서정과 시정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로맨티시즘의 극치인 3번 <로망스>를 거쳐 광란의 타란텔라로 마무리되는 2번 모음곡은 머리카락이 곤두설 정도의 비르투오지티이다. 1부를 여는 바흐는 칸타타를 피아노로 편곡한 버전이다. 또한 2부 첫 곡인 비토르 루토슬라브스키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변주곡>은 파가니니 카프리치오 주제를 통해 파생된 20세기 최후의 변주곡이다. 이미 그전까지 리스트, 브람스, 라흐마니노프 등 수많은 작곡가들이 변주곡을 남겼는데 아직도 창작의 샘물은 마르지 않아 끊임없이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변주곡들이 솟아나고 있다. 20세기 초반에 라흐마니노프라면 후반엔 루토슬라브스키가 그랬는데 21세기 초반(아직 30년이 남았다.)엔 어느 누구의 손으로 릴레이를 이어갈는지.....

이은영의 릴레이도 계속된다. 이번 5월의 듀오 연주회를 마치면 올 12월에 스카틀라티, 프로코피예프 그리고 다시 라흐마니노프의 솔로 소나타로 관객을 만날 예정이라고 한다. 한 치 앞도 예상하기 어려운 혼돈의 코로나 정국에 뭔가 이어지고 계속 된다는 건 축복이다. 그 길을 걸어가고 있는 본인에게나 그걸 통해 미래를 내다보고 하루하루의 삶의 에너지들 받는 우리들에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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