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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진 자리

김홍관 시인
  • 입력 2021.04.19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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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진 자리

 

벚꽃이 한창입니다.

백옥처럼 하얀 꽃이 있는가 하면

연분홍 부끄러움을 간직한 꽃도 있습니다.

봄날의 미를 더해주는 꽃입니다.

 

봄비가 내리고 바람이 붑니다.

화무 십일홍이라지만

벚꽃은 이내 아쉽게 집니다.

세상의 모든 꽃은 잠시 피었다가 집니다.

우리네 젊음도, 삶도 잠깐이지요.

 

벚꽃잎 떨어진 자리는 그럴싸 합니다.

목련꽃 진 자리 보다는 말이지요.

꽃 진 자리에는 열매맺을 준비를 합니다.

연초록 새 이파리 돋고

버찌 열매가 오종종 맺힙니다.

오월이 되면 새까만 진보라 버찌가 익고

새들의 먹이가 되며

도로는 버찌 열매 얼룩이 지겠지요.

 

꽃 진 자리 열매 맺듯

젊음이 꽃피우고 간 우리네 삶도

수많은 열매가 열립니다.

주름 깊게 패인 열매도 열리고

사람 좋아 보이는 열매도 열립니다.

 

죽기 전에 내 열매도 쓸모 있게 열리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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