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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영 칼럼 淸風明月] 변화에 대응하는 새로운 정치질서 정립이 필요하다

김문영 글지
  • 입력 2021.04.10 16:25
  • 수정 2021.04.11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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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계기 새 정치 패러다임 절실

세계 어느 나라도 미국의 자본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일제의 강압에서 벗어나 미군정의 통제로 이어져온 대한민국의 현실은 더욱 그렇다. 한국의 최대 기업이자 글로벌 기업으로 인정받는 삼성전자의 지분 구조를 살펴보자. 외국인 지분이 55%다. 여기서 외국인이라 함은 대부분 미국인을 일컫는다. 국내 4대 은행도 64%가 외국인 지분이다. 한마디로 미국 자본이 점령한 식민지다. 미국의 세계에 대한 자본 지배에는 문화지배가 한세트로 움직인다. 비근한 예로 우리 주변의 문화를 살펴보자. 시골까지 영어 간판이 즐비하다. 거의 모든 생활양식이 미국화되어 있다. 젊은 층은 훨씬 더한다.

이런 풍토에서 영문도 모르고 천민 자본주의화된 땅에서 태어나 성장한 아이들이 지금의 청년세대다. 그들의 사고방식이 몰고 온 이번 선거를 보고도 정치권이 철학적 부재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국가 미래에 대한 성찰과 고민이 없다면 우리는 항구적 식민지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다. 국회의원들을 비롯해 청와대나 고위 공직자들의 그간 행태 즉 문재인 정부의 우유부단을 보면 기대감이 있을 수 없다. 지금까지 그들이 보여준 것이 그들로서는 최선이다. 앞으로도 나아질 기미를 찾기 어렵다. 그들의 한계다. 그렇게 생겨 먹은 것이다. 사람은 살아온 대로 산다. 그 이상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가슴에 있지 않은 것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집권 민주당과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거의 물거품처럼 사라진 것이 이번 보궐선거의 결과물이다.

이번 선거 결과를 방치하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새로운 정치질서가 필요하다. 어쩌면 이것이 진정한 개혁의 시작일 것이다. 개혁과 혁신의 철학이 확고한 인사들이 결집 연대하는 정치세력의 등장을 강력히 주문한다. 비로소 그들이 스스로의 운명을 짊어질 때가 왔다. 기존 질서를 깨는데 정치철학을 확고히 지닌 인사들의 결집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안으로는 문재인 정부에서 뿌리까지 드러난 적폐를 청산하고, 밖으로는 진정한 한반도 평화와 번영 통일 프로세스를 위한 대미 전략을 새롭게 수립해야 한다. 민중과 더불어 온전한 독립을 달성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에서 목도했듯이 이대로는 무엇 하나 미국의 허락없이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 허울뿐인 나라로 우리 안에 갇힌 개돼지와 다름없다. 그것이 최악의 경색국면인 남북관계이고, 세월호이며, 개검의 난동이며, 조중동 기레기들의 기득권 보호이며, LH사태이다. 이러고도 대한국의 미래를 희망할 수 있는가.

철학이 없는 청년을 바라보아야 하는 심정은 참담하다. 국가의 미래가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청년의 미래도 없는 것이다. 박정희 전두환으로 이어지는 군부 독재의 엄혹한 시절에도 대학생이면 철학서 하나씩 끼고 다니면서 폼잡는 사람이 널린 게 캠퍼스 풍경이었다. 허름한 술집에 죽치고 노닥거리면서도 철학과 문학과 역사를 논했다. 밤을 새워가며 토론하고 논쟁하며 함께 뒹굴고 사랑하던 모습이 젊은 세대의 풍경이었다. 지금은 이런 모습을 눈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다. 그저 자신의 배만 불리는데 천착한 영악한 여우로 우리의 아이들을 길렀다. 40년전 젊은이들은 미국 제국주의의 지배전략에 맞서 항거하고 저항했다. 한편에선 이슬비에 옷 젖는 줄 모르고 야금야금 저들의 간계에 속아 세뇌되고 삶아져 버렸다.

지금의 청년들은 아예 인문학을 모르는 세대다. 정신이 죽어 마치 기계처럼 프로그램에 점령당한 로봇 같다. 이들이 생각하는 행복이나 가치는 건물주가 되는 것과 외제차 소유다. 이들에게 민족이나 통일, 상생 같은 인문학적 가치는 찾아보기 힘들다. 제국주의가 노리는 게 바로 이런 것이다. 그저 먹이만 던져주면 되는 것이다. 천민자본주의의 일반화한 현상이다.

이런 토양을 누가 만들었는가. 늦엇지만 이제라도 그 근원을 찾아 바로잡지 않으면 우리에게 미래나 희망은 없다. 이렇게 된 것은 정치권의 책임이 가장 크다. 우리 사회에 수많은 협잡꾼들이 난립하고 있지만, 어디 정치인들 만할까? 그런 세월이 70여 년이요, 길게는 수 백 년이지 않은가? 이런 근원적인 문제를 들여다보고 새로운 정치질서를 구현할 세력이 필요하다. 거기에 가장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사람들을 굳이 꼽으라면 건강한 재야세력과 지금은 없어진 민주노동당의 건전한 세력과 현재의 정치권에서 적폐세력에 과감하게 맞서고 있는 정치인과 일부 공직자들이다. 이들이 연대하여 새로운 정치집단을 형성할 때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다.

어쩌면 이번 보궐선거의 결과가 새로운 대한민국을 창조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폭발해 버린 게 이번 선거, 즉 스스로를 자해하듯 민주당을 죽인 게 아닌가? 시민들은 그만큼 절박하다. 이미 괴물이 된 20~30대의 청년들이 기성세대가 되었을 때의 우리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청년들이 이렇게 된 것은 천박한 교육에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한다. 천민자본주의의 개인 이기주의를 극대화하는 교육의 결과물이다. 공동체의 중요성이나 윤리 도덕 역사 철학 문학은 내팽개치고 오로지 돈만을 생각하는 개 돼지로 키웠다. 그 책임은 기성세대 전체의 몫이지만 특히 정치인들의 철학 부재는 망국을 부른다. 옳고 그름이 없는 사회에서 청년들이 무엇을 보고 배울까. 이 정권은 옳고 그름을 분별하고, 악을 처단하는 데 실패했다. 결국 오늘의 이 사달을 불렀다.

순기능을 위한 사회적 모멘텀이 없는 환경에서 청년들을 탓하면 안된다. 그들 역시 생존을 위해 그러는 것이다. 기성세대가 가르쳐주고 보여준 거짓과 기만으로 그들 역시 생존하는 법을 배웠을 뿐이다. 생존은 누구에게나 절박한 법이니 이는 어쩌면 자연현상과도 다를 바 없다. 공동체를 이루고 사는 사회에서 옳고 그름보다 자신의 이익만을 쫓는 기득권 마인드를 어떻게 할 것인가? 옳고 그름이 없는 무질서한 사회는 결국 모두가 가시처럼 서로를 찔러대는 피해자만 양산할 뿐이다. 어떻게 오늘만 살 것처럼 한심하게 행동하며 스스로를 기만하는가? 이런 삶이 자신에게, 가족과 친구에게 무엇을 줄 수 있나?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사회 풍조를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문제는 공동체에서 사회적 책임을 방기하는 기성세대요, 그중에서도 정치인이다. 철학이 없는 정치인들과 지도자들은 사회악이다. 나는 왜 정치인이 되었는가 라는 질문을 고민하는 정치인이 필요하다. 정치인으로서 이런 성찰은 너무나 중요하다. 리더십의 유무에 따라 국가의 장래와 질서가 갈리기 때문이다. 정치는 우리 사회가 옳고 그름을 분별, 윤리적으로 건강하고 선한 사람이 본이 되는 사회환경을 구축해야 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기존의 고루하기 짝이 없는 정치인들에겐 무리라는 게 이번 선거에서 얻은 교훈이다.

사람은 얼어 죽지 않기 위해 입어야 하고, 굶어죽지 않기 위해 먹어야 하고, 휴식과 충전을 위해 편안히 잠자기도 해야 한다. 입고[衣] 먹고[食] 자는[住] 것은 욕망의 영역이 아니라 필요의 영역이다. 먹고살기 위해 일터가 있어 한다. 국민은 안정된 정규직 일자리를 원한다. 그러나 정규직 일자리가 늘어났다는 느낌이 없다. 일자리를 원하는 국민, 특히 청년들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지금 대부분의 청년들에게는 여전히 희망도 없고 미래도 없다.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통해 정치철학 부재가 드러난 이상 지금 당장 새로운 정치질서 정립에 돌입해야 한다. 적폐세력을 영원히 추방하는 과감한 결단을 강행할 정치세력이 필요하다. 특히 민주당은 촛불 국민이 180석이라는 거대한 권력을 만들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적폐를 청산하지 못했다. 오히려 적페들의 난동에 휘둘려 갈피를 잡지 못했다. 이제 그 책임을 져야한다. 내부의 적폐를 과감하게 척결하고 외부의 적폐 청산에 나서야 한다. 촛불 민심의 공통과제인 평화 번영 통일의 길로 힘있게 나서야 한다.

서울역에 마련된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는 유권자들
서울역에 마련된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는 유권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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