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숙 한자교실] 복(福) 받으세요
늘 해가 바뀌면 의례적으로 주고받는 인사가 ‘복 많이 받으세요!’이다. 오늘은 복(福) 자의 한자 의미를 알아보고, 복은 누가 주는 것인지를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겠다.
위의 두 글자 자형이 조금 다르지만 동일한 글자이다.
‘示’ 자가 왼쪽에 자리할 때는 ‘礻’로 자형이 변형된다.
한자에서 ‘示’는 세발 달린 상위에 음식을 올려놓은 모습을 본떠 만든 상형문자이다. 음식을 차려 조상님께 예를 갖춘다는 의미로 ‘示’의 한자 쓰임은 조상님, 또는 신(神)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하는 기도(祈禱)에도 조상님을 뜻하는 ‘示’가 들어가고, 재앙을 뜻하는 글자에도 [재앙 화(禍)] ‘示’가 들어간다.
가득할 복(畐) 자는 밭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口]들의 모습이다. 한 일(一) 자에는 ‘한결같이’라는 뜻이 있다. ‘福’자에는 부지런히 일해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조상님[示]의 복이 내린다는 뜻으로 해석 가능하다.
조상을 섬긴다는 것은 윗사람 공경으로 이어지고, 위아래 위계질서(位階秩序)의 예를 다했을 때 받는 것이 복이 된다. 그러므로 복이란 누가 줘서 받는 것이 아니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집안 어른을 공경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에서 스스로 복받을 일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 복이 오는 것이다.
앞으로는 해가 바뀌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보다 ‘복 많이 지으세요.’라는 인사로 대신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