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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는 도박?" 말산업의 핵심 근본 벗어난 "한국마사회 재정립을 위한 혁신방안 토론회"

권용
  • 입력 2021.01.21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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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한국 경마산업의 상생 거버넌스 구축 방안과 한국마사회 미래상을 공개적으로 논의하는 국회 토론회가 개최
박정훈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과장 "국민 공감대 조성이 선결 과제", 복권과 토토 온라인 발매 비교에는 '비교할 가치가 없다'
한국마사회법에 의해 경마시행체인 한국마사회를 관장하는 주무 부처의 실무자의 발언으로 아쉽다는 반응 이어져

이번 토론회는 말산업구조의 이해에서 벗어나 '경마=도박'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한국마사회 재정립에 대한 진정성있는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사진=한국마사회 제공)

19일 한국 경마산업의 상생 거버넌스 구축 방안과 한국마사회 미래상을 공개적으로 논의하는 국회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번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의원, 위성곤 의원, 김승남 의원, 윤재갑 의원,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 정운천 의원 등이 공동으로 주최, 한국마사회(회장 김낙순)가 주관하여 한국경마의 주요 현안들과 혁신방향성에 대한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했다.

한국마사회 사업과 조직에 대해 진단하고 혁신방안을 도출하는 컨설팅을 수행했던 유옥동 삼일회계법인 상무가 발제를 맡았다.

유 상무는 상생을 기반으로 한 한국경마 발전방향, 마사회의 향후 정체성과 미래상을 제안, 이를 위해 계약 및 고용구조 개선, 사업장간 제도차이 완화, 공적기능 강화 위한 거버넌스 개편, 기금적립 및 운영체계 구조개선, 직접적 재원확보 집행, 이해관계자 권익보호, 동물 복지 등 다양한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이어 ‘온라인 마권 발매’를 중심으로 진행된 자유토론은 경마를 단순히 ‘중독,도박’으로 치부하며 대한민국 말산업 발전을 위한 진정성 있는 논의가 이어지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종합 답변에 나선 박정훈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과장은 “오늘 토론회를 통해 여러 전문가 의견을 들어보니 아직 미진한 부분이 많은 것같다"라면서 “온라인 마권 발매 도입의 취지 자체는 이해하지만 무조건 마사회 편을 들 수도 없는 부분”이라면서 “국민 공감대 조성이 선결 과제”라고 덧붙였다. 특히 '복권과 토토는 온라인 발매를 하면서 마권의 왜 하지않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비교할 가치가 없다'라고 반응했다.

말산업육성법에 의한 전담기관이며 한국마사회법에 의해 경마시행체인 한국마사회를 관장하는 주무 부처의 실무자의 발언으로는 아쉽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일부 말산업 종사자들은 “상급기관을 과거처럼 문체부로 옮겨야 한다”는 이야기도 전해졌다.

실제 경마산업은 경주마의 ‘생산-육성-경주-생산’의 순환사이클을 통해 발전한다. 경주마를 탄생시키고 또 그 경주마가 자마를 생산해 더 좋은 경주마를 발현시켜온 것이 세계 경마의 역사다. 흔히 경마를 ‘혈통의 스포츠’라고 부르는 이유다. 경주마의 족보인 ‘혈통서’에 등록되지 않는 말은 경주마로 인정받을 수 없으며, 인공 교배 역시 허락되지 않아 유명한 씨숫말과 교배를 하기 위해 1회에 수억원의 교배료를 지불하기도 한다.

또한 실제 마권을 구입하는 과정은 주식보다 더 정교한 추리와 분석이 동반된다. 경주마의 혈통과 현역 시절의 성적, 어느 목장에서 태어났는지부터 육성과정과 조교사와의 훈련, 기수의 호흡 등 무려 100여가지가 넘는 우승 요인을 분석하고 추리한다. 도박이나 사행 게임에서 규정하는 ‘요행’이나 ‘운’에 의존할 수 없기에 세계 여러나라들이 경마를 ‘스포츠의 왕’으로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유독 대한민국은 ‘경마=도박’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세계적으로 비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이날 토론 역시 ‘경마=도박’이라는 전제로 토론이 진행되니 올바른 정책대안이 나올 수 없었다. 세계적으로 스포츠의 왕으로 인정받는 경마가 한국에서는 도박이라는 부정적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해 말산업 관계자들은 안타까움을 지울 수 없었다고 한다.

현대적 말산업은 경마와 승마로 대표되며, 지구의 절반정도 국가에서는 마육도 말산업의 중요한 부문을 차지한다. 일본, 몽골과 중국,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동유럽, 서유럽의 프랑스까지 말고기를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으로 취급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일제강점기 시절인 1922년 이후 경마산업이 말산업의 전부로 인식되어 왔다. 다른 나라에서는 ‘스포츠의 왕(King of Sports)’이지만 유독 대한민국에서는 ‘경마=도박’으로 인식되고 있다. 경마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 갖가지 노력이 있었지만 효과를 거두지 못했고, 시간이 흐를수록 선입견과 편견, 확증 편향에 의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해졌다.

우리나라의 현대적 말산업은 일제의 식민지 통치의 수단으로 접목했다. 1922년 5월 한강철교 아래 백사장에서 말들이 달리기 시합을 한 것이 한국경마의 첫걸음이다. 조선 백성들의 우민화정책을 위해 경마를 도입한 것이다. 해방 이후 ‘조선마사회’는 ‘한국마사회’로 이름만 바꾸었을 뿐 일제의 경마시행 제도를 그대로 답습했다. 배팅만 있고 문화가 없는 경마 정책을 시행해 경마는 도박이라는 국민들의 부정적 인식을 점점 고착화시켰다.

경마의 특수성을 고려, 전문직과 기술직을 우대하는 시스템을 고대하는 현장의 목소리가 높다. 세계와의 경쟁을 위해서라도 경마법을 별도로 제정, 말산업진흥공단의 산하기관으로 두어 행정직과 사무직을 대폭 축소하고 전문직과 기술직을 늘려야 한다는 뜻이다.

유튜브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된 '한국경마 상생 거버넌스 구축 및 한국마사회 미래상 재정립을 위한 혁신방안 토론회'는 말산업의 본질과 세계적 현황은 뒤로한 채, ‘경마=도박’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말산업 발전정책에 대한 진정성있는 논의를 이어가지 못했다.

1차 산업은 물론 2,3차 산업, 4차 산업을 아우르는 말산업의 특성을 고려, 세계적으로 성장중인 말산업의 흐름에 뒤쳐지지 않는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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