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리고 세상이 평등해지니,
문득
엄마가 보고프다.
부재중
- 마혜경
벨이 울리자 엄마가 걸어온다
밥 먹고 다녀라
왜 안 오냐고 말하지만
작은 목소리가 오다가 죽어
다른 것을 끌고 왔는지도 모른다
아프다는 말이 오다가 아파서 죽고
서럽다는 말이 서러워 죽어
조심해라 걱정 마라를 끌고 왔는지도 모른다
보고 싶다는 말이 오다가 너무 보고 싶어서 죽으면
눈물보다 먼저 오는 말
나는 괜찮다
그래서 세상에는
일방적인 모른 체와 하소연뿐인 통화가 있는 것이다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야 할 사람이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