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엔 잘 부러지는 사람들이 살아요.
서울에 잘 있습니다
- 마혜경버스가 톨게이트를 지날 때마다
철렁, 심장 깨지는 소리가 났다
옷장 속에서 엄니 돈을 훔친 그는
이번에도 안 되면 용산에서 죽을 것이다
서울은 반듯해서 한눈팔면 부러진다는데
조금 부러진 사람들을 따라간다
서울 가면 코 베어 간다는 말,
몰라서 하는 소리
그곳에선 주문도 받지 않고 밥을 내온다
가정식 백반집이라고 한다
그는 십삼 년째 밥을 배달하고 있다
공짜 밥 한 그릇에 제육볶음, 국수 값이 올라도
몇 년째 월급을 올리지 않았다
그는 부러지지 않고 밥을 잘 먹고 있다
그러니까 용산에서 잘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