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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혜경의 시소詩笑] 아직도 어른이 되는 중이죠

마혜경 시인
  • 입력 2020.12.25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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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들의 꿈 많던 어린 시절,
모두의 크리스마스를 위하여~

 

 

내 발자국은 어디에 있을까   ⓒ마혜경
내 발자국은 어디에 있을까  ⓒ마혜경

 

아직도 어른이 되는 중이죠

- 마혜경
 
 
 

주머니에 시간을 넣는다

구멍으로 모래가 떨어지고 쌓여서 시간이 된다

떨어진 시간은 모래가 된다

모래는 뒤집으면 시간이 되지마

시간은 뒤집을 수 없고

주머니에 꽂은 두 손은 떨어지지 않은 채

아이는 무사히 어른이 된다

어른이 된 아이는 어른이 아닐 때가 많다

침을 뱉고 어른 흉내를 내지만

아주 가끔 어른일 뿐이다

사람들이 모래처럼 떨어질 때

누군가는 시침으로 나침반을 만들고

아이는 꿈을 꾼다

떨어질 때마다 키가 크는 아이는 

어른이 되어도 아무것도 아닐 때가 많다

모래도 시간도 구멍으로 떨어지지만

구멍은 떨어지지 않고

주머니의 손은 떨어지는 걸 방관한 죄로 

아무것도 잡을 수 없다

기침을 하고 담배를

성인용품을 구경하고 또 담배를

이 모든 웃음거리가 떨어질 때

더 이상 꿈에서 떨어지지 않고 

어른은 아이처럼 키가 작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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