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마혜경의 시소 詩笑] 난 핑계를 찾고 있다

마혜경 시인
  • 입력 2020.12.21 10:51
  • 수정 2020.12.21 12:3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당신이 깨트린 별, 얼마나 반짝이나요?

 

Photo by Timothee Duran / Unsplash

 

 

난 핑계를 찾고 있다

- 마혜경

 

밤에게 물었다 어디서 어둠이 물든 거냐고

무엇을 쏟았길래 얼룩이 생겼냐고 

별을 표백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다

태양이 빛나면 발밑에 숨어버리는 그림자도

골목을 걷는 사람들 등에도 어둠이 묻어 있었다

유독 별을 통과한 밤만 깨끗했다
 

농담을 좋아하나요 밤이 내게 물었다

조금, 사실 혐오하는 편입니다만

그날 누군가를 스쳤는데 그때 으스러졌다며

그의 어깨가 물든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조각 몇 개가 떨어져 구멍이 났는데 빛이 그 사이로 빠졌다며

사람들이 그것을 별이라 부른다 했다

나에게 물었다 아니 밤이 나에게 물었다

당신의 어깨는 무사합니까
당신이 깨트린 별, 얼마나 반짝입니까

당신이야말로 알고 있지 않습니까

 

 

 

저작권자 © 미디어피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