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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문학] 달랏네 이야기

김홍관 시인
  • 입력 2020.12.15 02:37
  • 수정 2021.05.13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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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문학 김홍관 시인의 시집 '씨'에 부록된 시 '달랏네 이야기' 입니다.

 

옛날옛날먼옛날에

높디높은두마을에

서로말도하지않고

원수처럼살아가는

두집안이있었다네

한집안엔랑이총각

또한집엔비앙처녀

랑이랑비앙이는

첫눈에반하더니

몰래몰래자주만나

사랑의싹키웠다네

사랑의싹무럭무럭

아름답게자라더군

부모님께말씀드려

결혼승락받으려니

두집안은대대손손

원수로만지낸지라

랑이랑비앙이는

결혼할수없었다네

둘은서로부여잡고

눈물이강물이라

사랑의꽃이피어

영원히함께하려

랑이랑비앙이는

산꼭대기오르더니

비내리고뚝그친날

쌍무지개뜨더이다

랑이랑비앙이는

무지개너머나라

둘이서로꽃이되어

눈물로건넜는데

랑이랑비앙이는

이튿날사람들이

죽은채로봤더이다

사랑하는두사람이

눈물로떠난자리

금새싹이자라더니

랑이닮은아티소꽃

비앙닮은딸기꽃이

아름답게피어나니

원수로만지낸집안

눈물로화해하고

그자리에비를세워

두연인의원혼불러

향사르고제사지내

하늘에는오색구름

아름다운노랫소리

또다시무지개라

무지개걷힌자리

젖무덤처럼생긴

두봉우리솟아나니

세월지나사람들은

우뚝솟은두산불러

랑이랑비앙이름

랑비앙산이라고

오래오래불렀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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