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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겨내기] 코로나, 그 끝을 볼 수 있도록

mediapiawrite
  • 입력 2020.11.23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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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지나면 끝일 줄 알았는데, 여전히 코로나는 우리 곁을 떠나지 않고 많은 이들을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우진주 작가님 역시 여전히 현장에서 시민들과 대한민국을 위해 힘겨운 싸움일 이어가고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어려운 순간들을 이겨내며 2020년의 끝자락에 다가가고 있습니다. 겉으로 표현하지는 않아도 많은 이들이 의료 현장의 영웅들을 응원하고 있을 것입니다.
항상 힘내세요! 화이팅!

우진주 작가님의 작품 '코로나, 그 끝을 볼 수 있도록' 입니다.

2020 미디어피아 '코로나 이겨내기 에세이 공모전', 우진주 작가님의 작품 '코로나, 그 끝을 볼 수 있도록' 입니다.

2020년의 절반이 빠르게 지나갔다. 자영업자였던 우리 아빠는 백수가 되었고 현재는 가끔 하는 잡다한 일 외에는 일을 쉬고 계신다. 뉴스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떠들던 일이 어느 순간 나의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금방 지나갈 것 같던 태풍이 아예 집을 짓고 머물러 버리니 누군가는 포기해야 할 것이 생겼다. 반년이라는 시간 동안 일상의 사소한 부분에서부터 많은 것이 바뀌었고 당연했던 것이 가장 어려워졌다. 더군다나 나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이 모든 것을 느끼며 하루 빨리 이 상황이 마무리되길 바래야했다.

 “몸에 손대지마세요.”, “저 만질 땐 장갑 껴주세요.”

그럼 저는 주사를 어떻게 놔야하죠? 늘 의문 속에 일을 해야 했다. 간호사이기 때문에 더 많이 신경 쓰고 노력하는데도 말 한마디 마다 날이 선 사람들이 많았고 장갑과 마스크, 보호 장구 안은 늘 땀범벅이었다. 하루에 수십, 수백 번은 했을 소독과 손 씻기로 내 지문은 없어진지 오래다. 지문 인식이 필요한 일이 생기면 당황스러운데다 망가진 손은 쓰라려 아프기 일쑤였고 간혹 지금 내가 남의 몸을 치료할 때인가 싶은 슬픔도 일었다.

의료인이기 때문에 당연히 감수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하며 이러한 일상이 무뎌질 만큼 잘 견디고 있다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는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며 밖을 나간 사람들이 다시금 코로나를 전파시켰을 때, 정말 억장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하루하루 코로나와의 전쟁 속에 살다 보니 사실 무뎌진 게 아니라 지쳤다고 표현해야 맞는 상황이었다.

며칠 전 갑작스런 휴대전화 고장으로 수리점을 찾을 일이 있었는데 수리점 주인분께서 내게 질문을 하셨다. “혹시 간호사인가요?” 보려고 했던 것은 아니지만 휴대전화의 자료를 옮기던 중 나와 관련된 정보를 보고 간호사라는 것을 알아차리셨다고 한다. 그리고 나에게 감사하다고 말해주셨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지고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된 게 생각 보다 우리 몸은 강하지 않으며 그걸 지켜주는 의료인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말이다. 나에게 가장 위험한 곳에서 가장 큰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말해주셨다. 그저 단순한 말 몇 마디였지만 집에 가는 내내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간호사라는 직업을 갖게 된 후 보람찬 순간이 많았는데 요즘의 힘든 상황에 그 많은 순간들을 잊어버린 채 지내오진 않았을까. 사실 코로나가 시작되고 아빠가 일을 접으신 이유는 아빠가 하는 일이 노래방이다 보니 코로나 전파 위험이 있어 간호사인 딸에게 피해가 갈까 해서였다. 조금도 미안해할 필요 없으며 늘 내가 하는 일이 자랑스럽다고 말해주는 아빠였다. 코로나라는 바이러스가 나의 일상에 끼친 영향을 생각하면 절대 좋다고 말 할 수 없다. 하지만 이걸 기회로 내가 하는 일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 내가 무엇을 위해 일하고 있는지 다시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여전히 마스크 안의 답답한 공기는 적응되지 않지만 나의 손길이 닿는 모든 곳에 환자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일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많은 사람들의 일상이 바뀌었다. 온라인 수업부터 자택근무까지, 답답한 생활로 바뀌었다고 볼 수 있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하며 어떻게든 이 사태가 끝나길 다 같이 바라고 기다리고 있다. 분명한 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고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코로나 사태에 모두가 지쳐있지만 함께 싸우고 있으니 누구 하나 포기하지 않고 조금만 서로를 위해 견뎌주기를 바랄 뿐이다. 바람에 흔들리는 꽃처럼 모두가 잠시 흔들리는 시기일 뿐, 바람은 곧 지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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