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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문학 김홍관 시인] 가나안

김홍관 시인
  • 입력 2020.11.11 16:26
  • 수정 2020.11.27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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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문학 연재 시집, 김홍관 시인의 시집 '씨'의 '가나안' 입니다.

 

모세 성인이

애급 땅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해방시켰다는 이야기 속에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으로 가자 했지.

 

이집트나 팔레스타인

바그다드 그 어디에도

가나안은 없었다.

여기 베트남 생활 7개월

야고보와 모세가

백성들을 이곳으로

인도했다면 아마

이곳이 가나안이었으리.

 

5월에 볍씨 뿌리더니

8월에 추수하고

석 달 놀리더니

12월에 써레질을 시작한다.

그 사이 석 달엔

다시 올라오는 벼와 풀을

땅 주인이 베어다가

소며 돼지 사료로 쓰고

 

가뭄 걱정 홍수 걱정

시름 한 번 없이

3월이면 춘수(?)하고

8월이면 하수(?)하는

가나안 땅 베트남

 

물산이 풍부하니

사람마다 미소요

바쁠 것 없이 여유롭게

친절로 살아가는

하늘 닮은 사람들 모여 사는

베트남이어라.

 

오전에 서는 장 따로

오후에 서는 장 따로

아침만 파는 식당

저녁만 파는 식당

나눌 줄 알고

베풀 줄 아는 이들

베트남 사람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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