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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추천]코로나 극복을 위한 지혜, '코로나로 아이들이 잃은 것들'

권용
  • 입력 2020.11.09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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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는 우리 삶의 많은 것을 바꿔 놓았다.

아이들은 오랜 시간 학교에 갈 수 없었고,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확산 추세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우울·무기력감·외로움·소외감을 느끼고 자해·자살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이야기도 들리곤 한다.

이런 상황이지만 “코로나 때문에 힘든 것이 있느냐”고 묻는 어른들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오히려 “도대체 집에서 놀기만 하고 게임만 했지, 한 것이 없다”고 질책한다.

오랜 시간 청소년들의 다양한 심리적 어려움과 함께해온 저자는 ‘서울시 코비드19 심리지원단’ 단장으로 “1학기부터 이어진 사회적 거리 두기의 영향이 가장 크게 미치는 세대는 10대일 것”이라며, 지난 8개월간 다양한 경로를 통해 만난 아이들의 어려움과 두려움을 세밀하게 포착해냈다.

저자는 아이들이 코로나로 인해 5가지 상처를 받았다고 전한다. 학교를 가지 못해 겪게 된 '단절의 트라우마', 아이들에게 진급은 성장이며 새로운 출발이다. 그러나 코로나 시대를 겪고 있는 아이들은 학교에서 새로운 소속감과 정체성을 거의 경험하지 못했고, 새로운 친구를 만날 수 없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그런데 적지 않은 어른들은 이런 아이들의 고민과 불안감에 관심이 없다. ‘친구 못 만나는 어려움’, ‘학급 또래 활동에 대한 그리움’의 감정을 조금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성장기 아이들에게 교감과 소통으로 만들어진 친구는 가족과 같은 의미가 된다. 당연히 아이들은 또래 친구를 필요로 하며 특히 청소년기에는 더욱 중요하다. 아이들에게는 ‘부모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아이러니하게도 올해의 경험을 통해 아이들은 “친구, 반, 학교가 어떤 의미인가를 생각하게 되었다고”들 말한다.

아이들은 집에서 부모님과 오랜 시간을 붙어 지내면서 듣게 되는 잔소리, 재채기조차 눈치 보며 해야하는 긴장된 사회 분위기 등 금지와 지시, 통제에 기반한 생활에 대한 어려움으로 '규칙 트라우마'를 겪게 된다. 학교를 가지 않으면서 ‘일상 유지 트라우마’까지 겪어야 했다. 어른들은 최대한 규칙적인 생활을 강요하지만 아이들 입장에서는 어려운 일이었다. 비정상적이고 불규칙한 생활 자체가 어려움인데 어떻게 규칙적으로 살 수 있단 말인가!?

또한 ‘학교를 안 가는 동안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는 부모들의 비난에 ‘결손 트라우마’까지 경험하고 있다. 나름 많은 규칙을 따르며 최대한 버텨왔을텐데, 그 사이 별로 한 것이 없다고 하니 허탈함이 찾아왔을 것이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면서 생긴 가장 큰 문제를 바로 스마트폰이었다. 부모들은 스마트폰 노이로제에 걸렸고, 아이들 역시 부모님 잔소리 노이로제에 걸려 자주 다투게 되었다. 스마트폰을 실컷 하고 싶어하는 아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다만 조절이 어려울 뿐이다.

어른들은 이런 아이들의 상처에 무심했다.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진행된 수많은 담론과 정책들은 오로지 '어른'들을 위주로 진행되었고, 아이들의 불안과 걱정, 우울과 같은 어려움은 뒤로 미뤄둔 채 오직 '학력이 뒤처지는 것'만을 신경썼다. 코로나 생활권에서 아이들은 오로지 '통제의 대상'이었을 뿐, 이들에 대한 돌봄은 그저 '부담'이라는 관점으로만 다뤄지곤 했다.

물론 부모와 교사들 역시 힘든 시간을 보냈다. 교사들은 예상치 못한 혼란 상황에서 업무 부담, 비난의 과잉에서 지쳐갔고 부모들은 걱정과 잔소리 사이에서 고통받아야 했다. 그래서 아이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어떻게 도움을 줘야 하는지 알수 없었는지도 모른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진정 아이들을 생각하고 교사와 부모라면, 이 책을 통해 큰 위로와 격려를 받으며 큰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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