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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의 사과

성용원 작곡가
  • 입력 2020.10.06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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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민청원 사과문 올라와 "의료공백 현실화, 국민적 포용 부탁"
일부 의대생 "사과 생각 없어" "대표성은 있냐" 질타
온라인선 "의료공백 말할 자격 없다" 냉담한 여론

정부가 의대생들의 의사 국가고시(국시) 추가 응시와 관련해 사실상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의대생들이 사과 의사를 표명했다.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국시 접수를 취소했던 의대생이 국민들께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접수됐다. 해당 청원은 6일 현재 사전동의가 100명 이상이 되면서 관리자가 검토를 검토 중이다. 청와대는 중복 청원 등이 많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지난해부터 100명 이상의 사전동의를 받은 글만 내부 검토를 거쳐 공개하고 있다.

사진 갈무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청원 작성자인 한 의대 본과 4학년생은 "국시 거부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집단행동 등) 일련의 시도는 학생들의 짧은 식견으로나마 올바른 의료라는 가치에 대해 고민하고 행동해보려는 나름의 노력에서 나온 서투른 모습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시험에 응시할 기회가 여러 번이나 있었지만 자발적으로 시험을 치지 않기로 했던 학생들이 한참이 지난 지금에서야 ‘정부의 대승적 결단을 기다린다’고 하는 모순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국민들이 이를 결코 쉽게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청원 작성자는 의료공백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만큼 의대생 국시 추가 응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들이 너그러이 양해해주시길 부탁드리기에는 너무나도 염치가 없고 한없이 부끄럽다"면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이 시점에서 당장 발생할 앞으로의 의료공백과 그에 따른 지역사회 의료의 질 저하를 함께 감내해주시길 부탁드리는 것은 더더욱 염치없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의료 공백은 단순히 1년에 그치지 않는다. 인턴이 채워지지 못한 1년은 세월이 흘러 레지던트 1년 차의 공백을 야기하고 이러한 악순환은 5년이 넘는 장기간에 걸쳐 의료 체계에 큰 타격을 주게 된다"고 강조했다. 청원 작성자는 국민적 양해와 수용을 재차 요청했다. 그는 "국민 건강을 생각하시어 넓은 마음으로 포용해주시고 따끔한 질책과 격려를 통해 저희를 이끌어달라"며 "훗날 의료인이 되어서도 지금의 따끔한 질책을 가슴 깊이 새기고 인술을 펼치는 훌륭한 의사로 거듭나겠다"고 약속했다.

이 청원에 일부 자신을 의대생이라고 밝힌 이들이 항의성 댓글을 달기도 했다. 이들은 "다수 의대생들은 사과에 대한 생각이 없는데 사과를 왜 해야 하는지 논리적으로 납득시킬 수나 있느냐", "의대생이라는 인증도 않은 채 대표 자격으로 말하는 척 하지 말고 본인 이름 걸고 성명문을 써라", "의대생 아닐 수도 있는데 의대생 태그까지 달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해당 청원은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도 빠르게 확산됐으나 대체로 부정적인 여론이 나타났다. 이 글을 접한 이들은 "억지사과 필요없고 내년에 국시 봐라"(c5****), "'의료공백 생길텐데 우리를 어떻게 하겠느냐'면서 거부한 것 아니냐, 지금 의료공백 현실화 때문에 봐달라고 할 상황인가"(be****), "의대생 전체의 입장도 아니지 않나"(pe****) 등의 의견을 냈다. 또한 "코로나19 폭증 상황에서도 진료 거부를 했던 의사들이 의료공백 현실화를 말할 자격이 있나, 의대생들도 사과는 당연히 해야겠지만 국시와는 별개의 문제"(Y****), "사과는 당연한 건데 시험을 다시 보게 해달라는 것은 일종의 특혜다"(sk****), "사과를 왜 청와대 청원에 하나, 충분히 기회 줬는데 다른 국가 시험과 형평성에 어긋나니 그만해라"(co****) 등 현 상황을 돌이키기는 어렵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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