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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노트] 자신의 글을 숨기지 말라

모은우 전문 기자
  • 입력 2020.09.25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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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시리즈는 아마추어 작가들 그 중에서도 대중문화 쪽 창작자들을 대상으로 집필되고 있습니다.

 

아마추어 작가 분들에게 자기 자신의 작품을 꼭꼭 숨겨 놓지 말 것을 권하고 싶다. 아마추어 작가들의 경우 자신의 작품을 완성한 뒤 그 작품을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남들에게 공개되지 않는 글에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의문스러운 사람들도 있겠지만 단지 글을 쓴 다는 행위 자체에 대해 자기만족을 즐기는 것에서 끝나는 경우는 그 자체로 존중받을 수 있는 자세일 것이다.

 

그러나 프로작가를 꿈꾸면서도 타인에게 자신의 작품을 공개하지 않는 아마추어 작가들은 이야기가 다르다. 프로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방식으로든 자신의 작품을 공개하고 노출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절대로 프로작가가 될 수 없는 것이다.

 

자신의 작품을 타인에게 보이기 꺼려하는 이유 자체는 이해해 줄 수 있다. 작가에게 자신의 글은 자식과도 같다. 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이 없듯이 작가에게 소중하지 않은 작품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실 작가는 자신의 작품과 자기 자신을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기에 작품은 작가 자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자기애가 강한 작가의 경우 타인에게 자신의 작품을 평가 받는 그 행위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 남에게 평가를 받는 순간 그 글의 가치, 그리고 자기 자신의 가치 자체가 떨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심한 경우 어떠한 아마추어 작가들은 자기 작품이 자기 자신의 기준에서 좋은 작품이라고 판단한 그 기분을 유지하기 위해서 공개를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행여 타인들에게 공개를 하였다가 비판을 받을 경우 자기 작품의 질이 떨어진다고 느끼게 되면서 스스로에게 걸고 있던 최면이 깨어지게 되고 자신의 자존심을 더 이상 유지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자세에서 벗어나 자기 작품을 공개하는 아마추어 작가들은 대부분 공개 플랫폼의 자유연재 게시판에 올리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때에 들어오는 온라인 독자들의 피드백은 작가에게 상당히 많은 도움이 된다. 그러나 그러한 피드백에는 한계가 있는데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신들의 지인들에게 작품을 보여주고 피드백을 받는 것이 가장 좋은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지인들이 주는 피드백의 가장 좋은 점은 상세하면서도 날선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지인이기 때문에 배려를 해서 적절한 피드백을 해주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자세한 피드백을 요청하면 지인들은 곧잘 그 요청을 들어준다. 지인들의 입을 빌리면 자신이 모르고 있었던 작품의 문제점들 중 80% 정도는 찾아낼 수가 있다.

 

지인들에게 작품을 보여줄 때 하나의 요령을 설명하자면 지인이 그 작품을 읽어보고 아래와 같이 딱 한 마디를 했을 때를 주의해야 한다.

 

으음. 괜찮네.”

 

이런 반응을 처음 접한 아마추어작가들은 아 내 작품이 진짜 괜찮구나. 10점 만점에 7~8점 정도는 되는구나.’라는 판단을 내리는데 위의 반응은 좀 걸러들을 필요가 있다.

위의 이 괜찮네는. 대부분 이런 뜻이다.

 

나쁘지는 않은데 그렇게 썩 재미있지도 않은데? 근데 친구 작품이니까 솔직히 말하기 조금 그래.’

 

위와 같은 반응이 나온다면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편하다. 지금 내 작품은 5점 정도이며 특정한 부분들은 많이 보강할 필요가 있다. 이런 식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오해하면 안 되는 게 위와 같은 반응도 좋은 축에 속하며 정말로 읽기 힘들 정도의 작품은 아무리 지인이라해도 커버해주는 데 한계가 있다. 작품의 질이 너무 떨어지면 지인들을 솔직하게 이야기를 해줄 것이며 그것이 지인들의 피드백의 가장 강점이기도 하다.

지인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보여주어 혹평을 받는 것은 작가로서 견디기 힘들 정도로 자존심이 상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것은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그러한 단계를 거치면 반드시 성장하는 순간이 발생한다. 그 순간을 위해서 참고 견디자. 그렇다면 어느 순간 지인들도 놀랐다는 눈초리로 여러분을 다시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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