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몽키에게 일주일에 한 번 식사를 주어야 합니다.
내면에 자라는 씨몽키가 거대한 물고기가 되어 바다로 향할 수 있도록.
칼바람이 잘도 부네
책에선 이러다 두 뺨에 생채기가 나고
가끔씩 바람따라 날아가는 기억을 붙잡으려
손을 뻗고
그러고 보면 기억은 투명한가봐
주머니 속에 든 실삔으로 머리를 고정해
자꾸만 뿌듯한 사람인 척 숨을 크게 쉬네
들판에 선 것 마냥 바람이 부네
쏜살같은 칼바람이
부네
그렇게 널 피해 도망가면
두 귀에 생채기가 나고
바닥에 나뒹구는 머리카락이 너무 많아서
금방 나는 들통나버리네
이제야 알았었지
새하얗게 머리 미는 꿈
거울에서 내가 나를 비웃으며 서럽게 웃는 거
정수리에 파란 선 그어줬네
나는 온 몸으로 느낌표를 만드는 것
모두가 놀라고 어쩌면
칼바람 부는 것도 뚝 멈춰버리게 만드는 그거
내 버릇은 너에게 엄지를 보여주는 자랑
도망가도 너는 엄지만 볼 수 있게
멀어지는 나를 익숙하게 속이기 위해
다시 또 칼바람이 부네
사실 바람이 나를 숨겨주는 장치
내가 투명해지 못해서
자꾸만 발각되는
놓치면 너의 목이 퍼렇게 터져버릴 듯
펑!
폭죽이 나를 어찌 알지
귀청이 떨어져버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