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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영 비시 詩帖] 높아만 가는 하늘

김문영 글지
  • 입력 2020.09.21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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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만 가는 하늘>

 

언제 여름이 지나가나 했는데 벌써 가을이다

가시지않는 코로나19 위기에 폭우를 동반한 장마와 태풍

지난 여름은 잔혹했다

일상이 중단된 암흑의 여름

더 멈춘 것과 덜 멈춘 것 사이에 희비를 다투고

이 또한 지나가리라며 인내하는 시간 사이로

진실과 정의를 배반한 요설들이 난무하고

분노는 또다른 분노를 일으켜 세우며

저주와 저주가 부딪쳐 갈등은 점점 커지는데

갈등을 잠재워야 할 권력이 눈치 살피는 동안

악을 선이라 우기는 언어들이 혼란을 부추기고

호박만 한 잘못은 뒤에 감춘 채

좁쌀만 한 잘못 찾아내고 들춰내어

요란하게 호들갑떠는 적폐들의 난동

청산하지 못한 적폐들이 날뛰거나 말거나

하늘은 저만치 높아만 가네

자꾸자꾸 높아만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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