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다시·시인선2 - 사철 어는 사람들] 마음속 남한강

최용탁 작가
  • 입력 2020.08.12 13:4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음속 남한강

최용탁, 사철 어는 사람들(다시문학, 2018)<br>
최용탁, 사철 어는 사람들(다시문학, 2018)

최용탁 

어릴 적 여름이면 날마다
남한강에 멱을 감으러 다녔는데요
내가 열 살 먹던 해
그날이 그날인 그 어느 날이었습니다
또래 계집들과 사내애들이
겉옷은 벗어 마른 돌로 눌러놓고
빤스 바람으로 퐁당퐁당 잘도 뛰어드는데
뒤에 섰던 나는 그만 홍동지가 되었습니다
웬일로 나는 빤스를 안 입은 맨 불알이었던 것입니다
거기에는 갑자기 말 붙이기가 서먹해진
정옥이도 있었는데 말입니다
할 수 없이 갑작스레 배앓이를 시작한 나는
부아가 치밀어서 땡볕 아래
강 건너로 돌팔매질만 해댔습니다

- 내가 어렴풋 짐작하는 한 사내는
 지금껏 그 강가에서 만만한 돌들을 고르고 있으니
 참, 그 강의 깊이는 얼마나 되는지요

저작권자 © 미디어피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