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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교원의 중국 미디어 썰(说)] 중국 TV홈쇼핑은 왜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가?

윤교원 전문 기자
  • 입력 2020.05.04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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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TV홈쇼핑 광고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이미 그 효과나 시장성은 잠식되었으며, 그 사업적 효과 역시 과거에 비하여 초라하게 변했다. 그 빈 자리를 왕홍 라이브 판매로 빠르게 채워지고 있지만, 이 역시 TV홈쇼핑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끈임없는 소비자 신뢰를 확보해야 할 것이다.

중국 TV홈쇼핑은 왜 더 이상 작동하지 않을까?

현재 왕홍 라이브 방송을 통한 상품판매(带货, 다른 사람을 따라 상품을 구매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 인플루언서 혹은 연예인 등을 지칭하는 말)는 10년 전의 TV홈쇼핑 광고와 아주 비슷하다. 왕홍을 활용한 제품 판매가 언청난 인기를 얻고 있는 그 이면에는 생방송을 통한 판매 현장에서 빈번하게 소위 ‘대박’을 터뜨리는 그 과정이 냉정하게 보면 TV홈쇼핑의 전철을 조용하게 다시 밟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한류TV서울이 중국 차이나텔레콤과 협력하여 운영중인 상하이 IPTV 홈쇼핑 채널의 모습, 사진제공=한류TV서울
한류TV서울이 중국 차이나텔레콤과 협력하여 운영중인 상하이 IPTV 홈쇼핑 채널의 모습, 사진제공=한류TV서울

현재 라이브 방송을 통한 상품 판매의 저변에는 대체 어떤 매력이 있는가? 리자치(李佳琦, 92년생으로 중국 내 유명 왕홍)는 5시간의 방송을 하면 3000만 명이 시청을 한다. 웨이야(薇娅, 85년생으로 중국 내 유명 왕홍)는 1시간의 생방송으로 6천만 위안(한화 약 100억 원)을 판매하며, 신요우즈(辛有志, 90년 생으로 중국 유명 왕홍)는 10분 동안에 단 하나의 세탁 세제를 32만개 판매한다. 이들에게는 대체 어떤 매력이 있을까?

현재 온라인 왕홍 라이브 방송은 10년전 TV홈쇼핑 광고와 같다고 말할 수 있다. 다만 10년전 귀로만 들을 수 있는 청각적 광고로만 길들여졌던 상황에서 TV홈쇼핑이 출현하면서 시각적 효과의 충격으로 환호가 울렸던 그 시절과, 이제 대형TV 화면으로, 그리고 가정에서만 보았던 내용들을 사업자들이 작은 화면으로 변경하고, 또 이 화면은 이동 중에도 시청이 가능하다는 이동성 충격의 환경과 비교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왕홍을 활용한 제품 판매가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는 그 이면에는 생방송을 통한 판매 현장에서 빈번하게 소위 ‘대박’을 터뜨리는 그 과정이 냉정하게 보면 TV홈쇼핑의 전철을 조용하게 다시 밟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왕홍 판매의 원조는 TV 홈쇼핑이다

지난 세기 90년 대에는 체중 감량제, 성형을 위한 속옷, 마사지 의자등 강력한 기능을 갖춘 다양한 가전 제품이 TV 홈쇼핑에서 인기를 얻었으며, 선정적인 광고 문구에 맞추어 전화 벨소리는 끊임없이 울려 퍼졌고, 이러한 장면은 80년대, 90년데 출생자들의 유년시절 추억으로 떠 오르는 모습니다. 

한류TV서울이 중국 차이나텔레콤과 협력하여 운영중인 상하이 IPTV 홈쇼핑 채널의 모습, 사진제공=한류TV서울
한류TV서울이 중국 차이나텔레콤과 협력하여 운영중인 상하이 IPTV 홈쇼핑 채널의 모습, 사진제공=한류TV서울

중국 최초의 TV 홈쇼핑 프로그램은 1992년에 탄생했다. 당시 광동성 주장채널(广东广播电视台珠江频道)이 중국 본토에서 최초의 TV 홈쇼핑 프로그램인 "아름다운 정품 TV 특별 판매점(美的精品TV特惠店)”이라는 프로그램을 송출했고, 그 한해 동안 대만에서 홈쇼핑 전문 판매회사가 설립되었고, 이 회사가 실재 TV홈쇼핑 채널 시장의 개척자 역할을 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V 홈쇼핑의 실질적인 인기는 1996년까지 기다려야 했고, 대륙의 첫번째 전문쇼핑채널은 베이징방송국(北京电视台, BTV)이 송출을 시작하면서 진행되었고, 그렇게 계산해 보면 중국 TV홈쇼핑의 역사는 24년 정도가 된 것이다..

아직 타오바오(淘宝)가 인기를 얻지 못하던 새로운 세기, 즉 21세기의 10년 동안, TV홈쇼핑은 온라인 쇼핑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절정기에 전국 홈쇼핑 프로그램 수가 2,000개 이상으로 증가했던 시기가 있었다.

그런데 그 좋은 시절은 길지 않았고, 2015년 이후부터 전체 TV 홈쇼핑 시장은 마이너스 성장 상태에 들어서게 된다. 

샹궈궈지(橡果国际, 橡果国际电子科技(上海)有限公司, 대표자 Robert Walter Roche, Acorn International)은 멀티채널의 발전을 위해 직접판매 TV채널을 일시 중단했지만 사업실적은 회복되지 않았다. 

칠성홈쇼핑(七星购物(中国)有限公司)은 TV홈쇼핑에서 온라인 영상 쇼핑으로 전환했으며 2015년 중국민생투자집단(中国民生投资集团, 간단하게 '中民投'로 표현)에 인수되어 중국민생금융홀딩스(中國民生金融控股有限公司)로 명칭이 변경되고, 금융사업으로 업종 저체가 변경되었다. 

2015년에 제2주식거래시장인 창예판(创业板)에 등록된 해피고우(快乐购, 2005년 후난라디오TV방송국과 후난위성방송이 출자하여 만든 홈쇼핑 회사)는 망고하이퍼미디어(芒果超媒)로 이름이 변경되었으며, 사업의 범위 역시 "생활용품"에서 "라디오와 TV 프로그램 제작 및 유통, 운영”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장시라디오TV방송국의 "유행상품 홈쇼핑(风尚购, Fashion Purchase)"는 2019년 상반기 매출은 1억 8,900만 위안(한화 약 31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04 % 감소했다.

한류TV서울이 중국 차이나텔레콤과 협력하여 운영중인 상하이 IPTV 홈쇼핑 채널의 모습, 사진제공=한류TV서울
한류TV서울이 중국 차이나텔레콤과 협력하여 운영중인 상하이 IPTV 홈쇼핑 채널의 모습, 사진제공=한류TV서울

2017년 현재까지 프로그램 수량 측면에서 전국적으로 비즈니스 라이선스가 있는 단위는34곳에 불과했으며 TV 홈쇼핑 시대는 이제 과거의 일이 되어버렸다.

중국 TV홈쇼핑이 대중의 시각에서 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판매하는 제품의 품질이 고르지 않았고, TV 홈쇼핑 방송국이 엄격하게 통제되지 않아 일부 판매 채널에서 거짓 선전, 과장된 설명 또는 심지어 소비자를 기망하는 TV 홈쇼핑 채널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가 사리지게 된 것이다. 

두번째로, 젊은층의 사람들이 TV에서 인터넷으로 전환하고, TV 자체 활용도가 계속 감소하고 있으며 TV를 활용하는 소비자는 점점 고령화, 구매력의 감소, 그리고 지속적인 사용자 감소가 그 원인 중의 하나일 것이다. 

세번째, 광전총국은 TV홈쇼핑 광고등에 대한 통지를 통하여 의약품, 의료기기, 유방강화, 체중감량, 성기능강화 제품, 건강보조식품 등은 대중들이 시청하는 TV등에서 광고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다양한 시대적 요구에 의하여 TV 프로그램 등에 엄격한 검열이 수반되면서 TV홈쇼핑 시장은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모바일 전자 상거래와 인터넷 라이브 방송의 등장은 TV홈쇼핑 시장을 완벽하게 잠식하면서 TV를 활용한 쇼핑 및 광고시장이 급속도로 위축되고 있다. 오늘날 TV홈쇼핑 광고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이미 그 효과나 시장성은 잠식되었으며, 그 사업적 효과 역시 과거에 비하여 초라하게 변했다. 소비자의 신뢰가 한 번 파괴되면 회복은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우리는 보고 있는 것이다. 

윤교원 대표 / ㈜한류TV서울 kyow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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