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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책 추천,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삶을 변화시키는 글쓰기의 시작

권용 전문 기자
  • 입력 2020.04.1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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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변화시키는 글쓰기의 시작,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순간의 감정을 놓치기 싫었다. 많은 것들이 눈을 통해 머리에 닿았고 감정에 이르렀다. 여행을 가서 마주한 풍경들과 책을 읽으며 발현되는 순간의 무언가를 간직하고 싶었다. 마음에 담고 싶은 무언가를 위한 끊임없는 기록의 연속으로 삶의 시간을 쌓기 시작했다.

 어린 시절부터 글을 쓰는 내 모습에 익숙했다. 부모님 덕분에 자연스럽게 독서 습관을 몸에 익혔다. 책 읽기와 함께 독후감 숙제를 많이 내주셔 20대 이후에도 어렵지 않게 글을 쓸 수 있었다. 물론 단순히 책을 읽는 것보다는 글을 쓰는 일이 많이 어려웠지만, 계속 반복되는 연습과 한 편의 글이 완성되는 쾌감을 즐길 수 있었다.

 글쓰기의 첫 짜릿함은 초등학생 때였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한글날을 기념하는 교내 글쓰기 대회가 있었다. 아쉽게도 글 자체는 남아있지 않지만 집 어딘가에 그때의 상장이 남아있을 것이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집에 도착하고 원고지를 꺼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지금처럼 컴퓨터가 있지도 않았기에 한 글자씩 손으로 정성스럽게 써 내려갔다. 한 번 채워진 원고지는 다시 뒤돌아보는 일이 없었다. 마치 이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막힘없이 연필과 손이 하나가 되어 글을 썼다. 좋은 느낌으로 만들어진 글이기에 수상에 대한 기대가 컸다. 감사하게도 내 몸과 마음을 써 내려간 글은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 농구를 시작하고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글을 쓸 기회가 없었다. 하나에 빠지면 끝을 봐야하기에 미친 듯이 농구에 열중했다. 덕분에 고등학교 2학년이 되며 체육반에 진학하게 되었고 대학 역시 체육교육과로 입학하게 되었다. 많은 시간이 흘러 지금은 독서와 글쓰기를 삶의 즐거움으로 삼고 살아가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내가 독서에 열중하며 글쓰기를 업으로 삼아 살아갈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다만, 강인한 기억 하나가 남아 마음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부족한 실력으로 인문계 고등학교에 입학하여 공부를 따라가는 일이 쉽지 않았다. 성적은 당연히 기대했던 대로(!?) 밑바닥을 기었다. 그런데 이상하리만큼 국어 성적은 평균 이상의 점수를 기록했다. 내신 점수와 모의고사 역시 학급 상위권에 오를 만큼 괜찮은 성적이었다. 여러모로 부족했지만 담임선생님께서 이런 모습을 좋게 봐주셔 많이 챙겨주곤 하셨다. 사건은 2학년으로 진급하며 전공 계열을 결정할 때 터졌다. 마침 국어 교과이셨던 담임선생님은 내게 문과로 진학하라고 추천해주셨고 나는 체육대학 입학을 위해 예체능과를 희망했다. 어떤 일이 벌어졌든 나를 위하는 선생님의 진실 된 마음이었음을 이제는 이해한다. “너는 문과를 가야해 임마!” 하면서 두꺼운 출석부로 내 머리를 많이 때리셨다. 그때는 선생님을 이해하지 못하였다. 내가 하고 싶은 것으로 미래를 결정하는데 이해해주지 못하는 선생님이 많이 미웠다. 이상하리만큼 이때의 기억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뒤늦게 대학에 복학 후, 도서관에서 발견한 교내 독서 감상문 대회에도 참여했다. 오랜 시간 일에 매달려 읽고 싶은 책들, 글을 쓰지 못했다. 늦깎이 복학생으로 어울릴 사람도 많지 않았고 마침 인상 깊게 읽은 책이 작품 목록에 있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수상에 대한 욕심도 없었고 그저 책을 읽고 전해진 순간의 감정을 기록하고 싶었다. 좋아하는 작가님이기도 했고 책 속의 많은 문구가 가슴으로 와 닿았다. 역시 막힘없이 술술 글을 썼고 최우수상이라는 좋은 결과가 나왔다. 초등학교와 대학교에서 경험한 글쓰기에 대한 추억은 서른이 넘어간 지금까지 내가 글을 쓸 수 있는 좋은 자극으로 남게 된 것이다.

 글쓰기에 대해 공부를 하거나 따로 무언가를 배운 경험은 없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지금까지 읽은 책들과 써내려간 글들의 경험으로 현재의 글을 쓰고 있다. 나는 작가가 아니기에 의무적으로 글을 쓸 필요도 없고 반드시 좋은 결과물을 내어놓지 않아도 된다. 다만 계속 글쓰기를 해오며 마음 한구석에서 좋은 글에 대한 욕심이 표출되기 시작했다. 어떻게 하면 나 스스로 만족할만한 글을 쓸 수 있을까? 누군가에게 보였을 때 공감을 일으키고 ‘좋은 글이다’라는 느낌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글쓰기에 대한 내 마음의 감정이 동요를 일으킬 때 만난 책이 바로 이 책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이다.

 이 책은 글쓰기에 대한 기술적 방법을 전하는 책이 아니다. 저자는 25년간 자신이 쌓아온 글쓰기 노하우를 이 책에 담았다. ‘어떻게’ 보다는 ‘왜’라는 부분에 초점을 두고 이 책을 펼쳐냈다. 왜 글을 써야하는가와 뼛속까지 내려가서 계속 글을 써야하는 이유에 대한 해답이 바로 이 책에 담겨있는 것이다. 글을 쓰고자하는 강렬한 마음이 있지만 펜을 꺼낼 수 없는 사람들, 글을 쓰기 위해 책상에 앉았지만 앞으로 진전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시작’할 수 있는 용기와 ‘자신감’을 심어주는 책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이 책을 읽고 글쓰기를 통해 새로운 삶을 살아가길 저자는 원하고 있다. 더 나아가 즐기는 글쓰기를 넘어 삶을 구원하고 인생의 획기적인 전환점의 경험이 되길 바란다. 글쓰기를 통해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을까? 많은 이들이 내가 짧게 언급한 저자의 의도를 보고 저자를 마치 ‘사이비 교주’로 오해할지도 모르겠다. 짧지 않은 시간 글을 써온 사람들은 ‘글쓰기를 통해 삶이 변화하였고 마음을 치유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실제로 서점에 가면 삶의 치유와 변화에 대한 글쓰기 책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아무런 이유 없이 많은 작가들이 삶과 변화, 치유에 대한 글쓰기 책을 출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적어도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는 사람들은 ‘글쓰기’에 대한 바람이 마음속에 있을 것이다. 글을 쓰고 싶다는 작은 소망이 있다면 당신의 글쓰기는 이미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다. 나머지 49%는 펜을 들고, 또는 컴퓨터를 켜고 손을 움직여 글을 써 내려가면 달성되는 것이다. 누군가는 물을 것이다. “그냥 쓰기만 하면 된다고? 내 글은 형편없어서 도저히 읽을 수 없고 누군가에게 보여줄 수도 없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걱정할 필요가 없다. 글을 쓰겠다 다짐하고 한 편의 글을 써낸 당신은 이미 99%의 성공을 거둔 것이다. 인간이 제각각 특징을 가지고 있듯 모든 글은 개개인의 모습을 반영한 당신만의 유일한 작품이다. 당신의 글은 세상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오로지 당신을 통해 태어날 수 있는 글이다. 잘 쓰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다. 이미 99%를 달성한 당신의 글은 앞으로 남은 삶을 살아가며 부딪히고 생각하고 써 내려가는 경험을 통해 1%만 채우면 되는 이미 완벽한 작품이다.

 나 역시 많은 부족함을 느끼고 마음을 통해 완성한 한 편의 글에 많은 아쉬움을 느낀다. 어쩌면 글쓰기의 나머지 1%는 평생 채울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마지막 순간까지 삶의 정답을 찾기 위해 고민하며 살아가듯, 글쓰기 역시 정답을 찾을 수 없는 끝없는 항해의 순간일 것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글쓰기에 대한 1%의 길을 찾지 못할 것이다. 다만! 우리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글을 써 내려가는 동안 나도 모르게 조금씩 발전하고 변화하는 스스로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더 좋은 스스로의 모습을 추구한다. 지금 이 책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를 읽고 함께 글쓰기를 시작해보자. 당신의 마음 한구석에 분명 삶의 변화를 위한 글쓰기에 대한 열정이 남아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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