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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평론가 기영노 콩트 109] 스포츠계의 달인들 4- 펠레의 철자는 G-O-D

기영노 전문 기자
  • 입력 2020.04.09 11:05
  • 수정 2020.04.09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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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피아>는 국내 최초의 스포츠 칼럼니스트, 기영노 기자의 ‘스포츠 평론가 기영노의 콩트’를 연재합니다. 100% 상상력을 바탕으로 쓴 기영노 콩트는 축구, 테니스, 야구 등 각 스포츠 규칙을 콩트 형식을 빌려 쉽고 재미있게 풀어쓰는 연재입니다. 기영노 기자는 월간 <베이스볼>, <민주일보>, <일요신문>에서 스포츠 전문 기자 생활을 했으며 1982년부터 스포츠 평론가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주요 저서로 『야구가 야단법석』, 『재미있는 스포츠 이야기』 등 30여 권이 있습니다. - 편집자 주

 

펠레, ‘에손 아란테스 도 나시멘토’라는 본명 보다 펠레라는 예명으로 더욱 잘 알려진 축구의 전설이다.

1958년 스웨덴월드컵, 1962년 칠레 월드컵 그리고 1970년 멕시코월드컵 등 세 번에 걸친 월드컵 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또한 축구를 예술로 승화시킨 축구계의 영원한 영웅이다.

1999년 국제올림픽 위원회 즉 IOC가 각 국 올림픽위원회(NOC)를 상대로 실시한 `20세기 최고의 선수' 투표에서 펠레가 최다 표를 얻었다.

펠레는 그 투표에서 올림픽 출전 경험이 단 한 차례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1위에 올라 국제 스포츠에 대한 자신의 영향력을 다시한번 입증했다. 2위는 1960년 로마올림픽 복싱 라이트헤비급 금메달리스트인 무하마드 알리가 차지했으며, 1984년 LA 올림픽부터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까지 모두 9개의 금메달을 획득한 육상의 칼 루이스는 3위를 기록했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 미국 드림팀의 일원으로 참가했던 `농구 황제' 마이클조던은 4위에 랭크됐고, 1972년 뮌헨올림픽에서 7개 등 모두 9개의 금메달을 딴 마크 스피츠가 마지막 '넘버 5'에 포함 됐다.

펠레는 공을 잡을 때나 패스, 드리블을 할 때 창조적인 플레이 즉 새로운 것을 선보였다. 골문 앞에서는 킬러와 같은 본능을 번득였으며 정확한 패스 판단력과 전설적인 드리블 기술을 가진 한마디로 완벽한 축구 선수였다.

펠레는 1940년 10월23일 브라질의 트레스 코라송이스(세 개의 심장이란 뜻)에서 태어났다.

1958년 펠레는 17세의 어린 나이에 스웨덴월드컵에 처음 출전하였고, 세계의 축구팬들은 혜성같이 나타나 눈부신 기술로 월드컵을 빛내준 이 가냘픈 소년의 현란한 플레이에 경탄하였다.

펠레는 웨일스와의 준준결승에서 한 골을 넣었고, 프랑스와의 준결승에서는 해트 트릭을 기록하였다. 번개 같은 스피드와 정확한 기회포착 능력, 뛰어난 지능에다 완벽한 기술까지 겸비한 그는 거침이 없었다.

펠레의 숨은 재주가 갈수록 빛을 발하여 그는 스웨덴과의 결승전에서 멋진 두 골을 기록하며 브라질에 월드컵 첫 우승을 선물했다.

그 후 펠레는 브라질 뿐 만 아니라 세계축구계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선수가 되었다.

스웨덴월드컵 이듬해인 1959년에 127골을, 1961년에는 110골을 각각 기록하였으며 펠레가 이끄는 산토스 팀은 코파리베르타도레스에서 두번(1961년, 1962년), 세계클럽선수권대회에서 두번(1962년, 1963년) 그리고 상파울루선수권대회에서 아홉 번의 우승을 차지하였다.

펠레는 1962년 칠레에서 열린 월드컵에 2번째로 참가하였다.

월드컵 대회는 그의 재능을 과시할 수 있는 최고의 무대였다. 하지만 펠레는 첫 경기에서 입은 부상으로 남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동료 선수들이 두 번 째 월드컵 우승을 차지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항상 주요 마크 대상이었기 때문에 그러한 불운은 1966년 영국월드컵에서도 계속되었다. 포르투갈과 맞붙은 브라질의 세 번 째 경기에서 펠레는 큰 부상을 당해 들것에 실려 경기장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자신의 팀이 예선에서 탈락하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다.

펠레는 1970년 멕시코 월드컵 대회에 이르러서야 자신의 뛰어난 실력을 다시금 세계 사람들에게 마음껏 펼쳐 보일 수 있었다.

그 해에 브라질은 자일징요, 토스타오, 리벨리노, 카를로스 알베르토 등 뛰어난 선수들이 많았다. 세계축구계는 당시 브라질 멤버를 월드컵 역사상 가장 강했던 '베스트 11'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멕시코 월드컵 이탈리아와의 결승에서 브라질의 월드컵 출전 사상 통산 백 번째 골을 넣은 것도 펠레였다.

그 때 그는 높이 뛰어올라 멋진 헤딩슛을 선사했다. “머리로 골을 넣을 때는 특별한 느낌이 든다. 나의 아버지는 한 경기에 헤딩으로만 다섯 골을 넣은 적도 있다. 이는 내가 결코 깰 수 없었던 유일한 기록이다"라고 훗날 펠레는 말하기도 했다.

결승전 다음날 영국 주간지 "선데이 타임즈"는“펠레의 철자는 어떻게 되는가? 바로 G-O-D이다.”라는 의미 있는 헤드라인을 달았다.

펠레는 월드컵에서나 프로축구리그에서나 말 그대로 축구의 전설이었다.

1969년 마라카낭 경기장의 열광하는 관중들 앞에서 생애통산 천 번째 골을 성공시켰으며, 한 경기에 5골을 넣은 경우만도 여섯 번이나 된다. 또한 한 경기에 4골을 넣은 경우는 30차례나 되고, 해트트릭은 무려 92번이나 기록하였다. 1964년 브라질의 보타포고 팀과의 경기에서는 혼자서 8골이나 넣기도 했다. 결국 펠레는 통산 1,363경기에 출전하여 1,281골을 기록했다.

1977년 미국 코스모스 팀에서의 프로생활을 끝으로 펠레가 은퇴하자 UN의 브라질 대사, J.B. 핑에이루는“펠레는 축구선수 생활을 한 22년 동안 어떤 나라의 대사보다도 세계평화를 위해 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나이지리아에서 한창 전쟁이 벌어지던 1970년 펠레가 축구 경기를 위해 라고스에 도착하자 전쟁이 중단된 적도 있었다. 브라질 대통령은 그가 유럽 프로팀으로 이적할까봐 그를 “인간 국보”로 선언했다.

한편 산토스에서는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기록한 그의 천 번째 골을 기념하여 매년 11월19일을 "펠레의 날"로 정해 놓고 있다.

가상 인터뷰-

미디어 ; 지금 휠체어를 타고 있는데.

펠레 ; 80살이 다 되어 가니까 여기 저기 안 아픈 데가 없다. 다리가 불편해서 휠체어를 탄다.

미디어 ; 축구 영웅이 다리가 아픈 것을 보니까 안타깝다. 축구 경기는 보고 있는가?

펠레 ; ‘코로나 19’로 생중계는 보지 못하고, 옛날 경기를 보고 있다.

미디어 ; 생애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펠레 ; 내가 생애통산 1281골을 넣었는데, 1958년 스웨덴 월드컵 때 홈팀 스웨덴과의 결승전에서 2골1어시스트를 기록해 5대2로 대승을 거두고 월드컵 첫 우승을 차지한 경기다. 그 때 내 나이가 1940년생이라 만 17살이었다.

미디어 ; 또 어떤 경기가 인상에 남는가?

펠레 ;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브라질 대 독일의 준결승전, 우리가 1대7로 대패를 당했다.

네이마르도 없었고, 티아구 실바도 빠졌었다. 그전까지 ‘월드컵 5승’의 찬란한 업적이 그 한 경기로 날아갔는데, 빨리 ‘월드컵 6승’째를 올려야 그 치욕에서 벗어나야 할 것 같다. 결승전에서 독일을 꺾고 통산 6번째 우승이면 더욱 금상첨화이고....

만약에-

만약에 펠레가 1959년 1년간 징집되지 않았다면 축구역사가 어떻게 바뀌었을까?

펠레는 18살이던 1959년 브라질 병역법에 의해 1년간 징집되어 군 생활을 해야 했다. 축구 기량이 한창 늘어날 나이에 정지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만약 펠레가 유럽에서 뛰었었다면 지금의 발롱도르 상을 몇 차례나 받았을까? 7번 이상을 받았었을 것이라고 프랑스 풋볼지가 분석 한 바 있다.

또한 월드컵이나 유럽컵 또는 코파아메리카 같은 큰 대회에서 경기예상을 했다가 거의 모두 틀리는 바람에 ‘펠레의 저주’라는 말도 생겼는데, 축구 경기 예상을 하지 말고 “축구공은 둥글기 때문에 변수가 많아서 예상하기 어렵다”고 둘러 되었었다면 어땠을까?

※ 기영노의 스포츠 콩트는 100% 작가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픽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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