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위경환의 창의융합 칼럼]전 세계를 휩쓴 우리나라 3대 수출품의 뿌리 찾기, 거북선과 조선산업-①

위경환 전문 기자
  • 입력 2020.02.12 12:48
  • 수정 2020.04.10 12:0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선시대 대표적 창의융합 발명품 거북선은 400여 년 후, 세계제일의 조선산업국으로 이어지다.

근대 이전, 우리 선조들의 대표적인 창의융합 발명품으로 세 가지를 꼽는데 거북선과 도자기, 금속활자이다. 3대 창의융합 발명품은 20세기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조선산업으로 반도체로 K팝을 중심으로 한 한류문화로 화려하게 꽃 피운다. 이 관련성을 살펴보기로 한다.

 

19719, 현대 정주영 회장은 울산에 조선소를 세우기로 했다. 하늘에서 찍은 울산 미포만 백사장 사진 한 장과 영국 조선사로부터 빌린 유조선 설계도를 갖고 영국으로 날아가 선박 수주에 나섰다. 배를 만들기 위해서 우선 영국 바클레이즈 은행으로부터 차관을 얻어야만 했고 또 이 배를 구매해야 할 선주도 필요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영국의 선박 컨설턴트업체 A&P 애플도어사의 찰스 롱 바텀 회장 추천서가 있어야만 했다. 그러나 배를 사줄 선주도 없고, 당시 가난했던 한국의 상환능력과 잠재력에 의문을 가진 찰스 롱바텀 회장은 당연히 주저했다.

울산 미포만 사진과 유조선 설계도(사진=구글에서)
울산 미포만 사진과 유조선 설계도(사진=구글이미지에서)

 

그때, 정주영 회장은 주머니 속에 있던 500원짜리 지폐를 꺼내 그에게 보여줬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철갑선을 영국보다 300년 앞선 1500년경에 제작했습니다. 역사가 보여주는 실적과 두뇌가 우리에게 있다는 것을 기억해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찰스 롱바텀 회장은 황당하지만 설득력 있는 접근이라고 판단하여 추천서를 내줬다.

거북선이 그려진 지폐(사진=구글이미지에서)
거북선이 그려진 지폐(사진=구글이미지에서)
1974년 6월 28일 현대중공업이 수주한 첫 번째 유조선 애틀랜틱 배런호 명명식(사진=아시아경제에서)
1974년 6월 28일 현대중공업이 수주한 첫 번째 유조선 애틀랜틱 배런호 명명식(사진=아시아경제에서)

 

거북선은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과 나대용 장군이 고안하여 만든 세계최초의 철갑선이다. 조선 전통의 배, ‘판옥선위에 지붕을 얹히고 철판을 씌워 거북 모양으로 만든 군함이다. 판옥선은 배 밑바닥이 평평하기 때문에 속도가 느리다. 그 대신에 좌우 회전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뱃머리에는 용머리를 만들어 붙이고 그 입으로 포를 쏘며, 배 위에는 쇠못을 꽂았다. 꼬리 부분과 배 양옆에 총구멍을 뚫어 놓았는데, 그 모양이 거북과 같아서 거북선이라 이름 붙였다.

조선시대 판옥선(사진=ppss.kr에서)
조선시대 판옥선(사진=ppss.kr에서)

거북선은 나아갈 때 돛이나 노를 마음대로 쓸 수 있게 만들어졌다. 멀리 갈 때는 돛대를 세워 바람을 이용했다. 싸울 때는 배 위를 거적으로 덮고 맨 먼저 적진으로 쳐들어간다. 왜군이 백병전을 구사하려고 배 위로 올라왔다가는 날카로운 쇠못에 찔려 쓰러지고, 왜군 배를 좌우에서 에워싸면 한꺼번에 포를 쏘아댔다고 한다.

 

거북선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잘 아는 과학기술이자, 창의융합 발명사례였지만 조선산업과의 연계를 생각하지 못했으나 고 정주영 회장은 탁월한 통찰력으로 이를 바라봤다. 이어 차관 도입을 위한 협의가 시작됐고, 울산 미포만에 현대적인 최초의 초대형 조선회사 현대중공업이 탄생했다.

우리의 잠재력과 창의적 도전정신으로 1970년대에 대형 조선소를 세웠으나 주요 장비와 시설, 핵심 기술은 조선 선진국들로부터 지원을 받았다. 1980년대에 일반 여객선, 화물선 등은 우리 기술로 만들었으나 기술력이 필요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의 특수한 배는 여전히 외국 기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1990년대는 기술개발을 위해 노력한 결과, 세계적으로 우수한 조선 기술을 보유하게 됐고 199912월에 세계 제1의 조선국인 일본의 선박 수주량을 넘어서게 됐다.

우리가 이룩한 세계 제1의 조선산업국 명성은 2000년대 들어서 중국의 저임금, 저가 수주로 인해 세계 1위 조선국의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그렇지만 부가가치가 높고 첨단 기술이 요구되는 LNG (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등은 독보적인 경쟁력으로 여전히 우리나라가 수주량 1이다.

중국과 세계 경기불황으로 인해 오랜 시간 침체의 늪에 빠져 있던 우리나라 조선업계가 최근 부활의 기지개를 피게 된 그 중심엔 친환경 연료 붐을 타고 수요가 늘고 있는 LNG 운반선이다. 다른 나라는 흉내 내지 못할 LNG 운반선 첨단기술력으로 2019년 전 세계 물량의 80%를 우리 조선업계가 수주했다. 특히 고가인데다 친환경 연료 붐을 타고 수요가 급증하는 LNG 운반선은 전 세계 물량을 쓸어 담았다. 조선 빅3사의 LNG선 핵심 경쟁력은 운송 과정에서 액화 천연가스가 자연 증발하는 걸 최소화하는 건데, 국내업계는 증발한 LNG를 다시 액화시키는 장치를 독자 개발하는 등 경쟁국을 압도한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 운반선(사진=스카이데일리에서)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최첨단 LNG 운반선(사진='스카이데일리'에서)

 

이처럼 우리나라가 세계최대, 세계제일의 조선산업국이 되는 데는 다음 세 가지 이유가 있기에 가능했다. 첫 번째는 15세기에 세계최초로 철갑선을 만들었던 과학기술은 창의융합 사고력이 뛰어난 민족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평균 IQ103으로 세계 1위라는 OECD 조사결과도 있다.

두 번째는 고도의 정밀 작업을 가능케 하는 손재주가 뛰어나기 때문에 제조기술력이 우수한 민족이라는 점이다. 뇌 활동을 자극하는 젓가락질을 하루에 세 번, 그것도 미끄러운 쇠젓가락으로 식사하는 유일한 나라이다. 우리나라는 탁월한 손재주로 역대 국제기능올림픽에서 최다 종합우승국으로써 자리매김했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잠재력을 믿고 한국 경제부흥기를 이끌어온 대표적인 기업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창의적 도전정신이 이를 가능하게 했다.

이순신 장군과 고 정주영 회장은 오늘날 테슬라 자동차의 앨런 머스크, 아마존의 베조스, 애플의 스티브 잡스를 능가하는 창의융합 사고력과 혁신, 창의적 도전정신을 지닌 창의융합가이었다. 4차 산업혁명 선도국가인 우리나라에서 또다시 이순신 장군과 고 정주영 회장을 넘어서 세계를 휩쓰는 창의융합가의 탄생을 기대해 본다.

 

위경환 대표/ 위경환창의융합훈련소, ideacoaching@naver.com 사)시니어벤처협회 창업지원센터장 

출처 : 미디어피아(http://www.mediapia.co.kr)

 

 

 
저작권자 © 미디어피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