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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거래사(歸去來辭) (윤한로 詩)

서석훈
  • 입력 2012.04.01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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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거래사(歸去來辭)

윤 한 로

빡빡머리 구름
구름이 똑, 공갈젖꼭지를 떨어뜨렸다
구름이 보행기를 타고 달려와
아아아아 팔뚝을 깨문다
구름이 이빨이 나나보다
라이타도 깨물고
파리약통도 깨무는구나
구름은 나쁜 놈
파란 하늘 짭쫄한 구름

어느덧
구름도 다 커서
귀도 뚫고 입도 뚫고
밤마다 소공원 친구들은 열여덟 명
스을, 담배냄새
공부랑 담을 쌓았구나
그래라 구름아
공부 잘 하는 거보다
못하는 게 백배 낫다
파란 하늘 염색머리 구름



* 귀거래사(歸去來辭) : 당나라 도연명이 쓴 시 제목

시작 메모
도연명은 자식이 다섯이지만 하나같이 공부는 싫어하고 놀고 먹는 일만 일삼았다. 그리하여 어느새 귀밑머리 하얀 도연명은 마시려던 술잔을 그만 입술에 머물웨며 한숨 계워 한다. 천하에 이름을 떨친 천재 시인 도연명도 자식만큼은 어쩔 수가 없다. 자식을 꾸짖는 시 한 수 읊을 따름. 그러나 원래 자식들이란 게 그렇지 않은가.
공부 좋아하고 놀기 싫어하는 자식이 이 세상 어디 있는가. 자연의 본성이라고 생각한다. 대자연의 본성은 거스를 수 없다. 귀거래사(歸去來辭). 우리도 속 썩을 필요없이 자연으로 돌아가자.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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