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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영 비시 詩帖] 절 터에서

김문영 글지
  • 입력 2019.05.23 08:59
  • 수정 2020.07.22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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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 터에서>

얼마나 오랜 세월 참고 견디었을까
텅 빈 귀퉁이로 쓰린 바람 불어오면
천년 풍상을 겪어 온 거목 한그루 빙그레 웃는다
기껏해야 백년도 살지 못하는 인간들아
아둥바둥 아귀다툼을 벌이는 혼탁한 시간
하늘 마구 높고 푸른 사이로 
영혼 자유로운 흰구름 모였다가 흩어지네
저 하늘 구름처럼
모든 인간이 자유로운 세상은 없을까
허허로운 마음 쓰다듬는 맑은 바람 한줄기 얼굴에 스치니
복잡한 세상사 한보따리 보잘 것 없구나
주춧돌 몇 개 한 시대 찬란했던 기억을 더듬지만
화려했던 시절도 저 만치 흘러가고 
텅 빈 절터에 또 다시 쓰린 바람만 부는구나
아아 저 하늘의 구름이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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