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이 피아노를 햄머로 때려 부수었을 때, 미술관 한편에 바나나 하나 걸어두었을 때, 오묘하고 현학적이고 범상치 않은 자기만의 세계를 표출하였을 때 경의와 함께 관객은 벌거벗은 임금님이 된다. 남들 다 좋다고 훌륭하다고 하는데 현대미술과 아트에 대해 나만 무식하고 조예가 없는 티를 굳이 낼 필요 없이 같이 맞장구치지만 왠지 헛헛하다. 그런데 펜으로 그린 그림은 요즘같이 기술이 발달해 컴퓨터 그래픽으로 할 수 있는 걸 인간이 의자에 앉아 일일이 펜으로 그리면서 그려낸 보는 이가 질릴 정도의 노동의 산고에 절로 감탄이 나오고 고개가
해외순례 여정을 그리고 쓴 진광스님, "괴발개발 그림이 너무 쉽고 친근"아프리카를 시작으로 시베리아 바이칼과 인도, 중국과 일본을 거쳐 신비의 나라 티베트까지 발길이 닿는다.크로드, 러시아, 미국, 태국, 부탄 등에 이르는 '구법(求法)의 길', 500개 가까운 펜화와 일기 속에는 2013년부터 이어온 해외순례 여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진광스님이 쓰고 그린 '세계는 한 송이 꽃이라네(조계종출판사)' 이다.그림 공부는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스님의 펜 끝에서 불교 유적지가 그려지고 고승이 부활한다. 모스크바역 레닌상 앞에서 몰락한 러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