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백자영의 첫 개인 단독작곡발표회가 2022년 7월 7일 목요일 오후 7시 30분 일신홀에서 열렸다. 이번에는 작곡가 백자영이 평상시에 특히 관심이 많은 '움직임과 음악'의 연결이라는 조합으로 마임니스트와 함께 개최하면서 발표회를 통해 여러 음악적/예술적 아이디어를 얻고 다음 작업의 방향성과 작곡가로서의 앞으로의 정체성을 설정하는 시간이 되었을 것이다.인간은 사회적 관계와 자신이 현재 속해 있는 조직에 좌우된다. 특히 한국인의 강한 집단주의적 성향은 옳고 그름의 판단, 개인의 의견과 취향이 상황에 따라 철저히 유연하게 바뀌고
처음의 프레젠테이션은 안 하느니만 못했다. 클래식이나 창작음악발표회에 가면 종종 이런 스티브 잡스의 스마트폰 프레젠테이션 같은 작곡가의 작곡에 관한 설명을 듣는 시간이 종종 있는데 그건 기술자, 개발자 모아놓고 즉 전문가 집단의 학술대회 이상도 아니다. 스마트폰이 어떻게 구성되고 만들어졌는지는 엔지니어, 개발자, 또는 IT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나 궁금하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걸 자기에 맞게 효율적으로 쓰고 즐기는데 초점을 맞추지 내부 회로도에 관해선 하등 관심도 없는데 외부 공개적인 작곡발표회에서까지 이런 PPT는 정작 음악을 듣
화음쳄버오케스트라라고 하면 그림과 음악의 결합인 화음(畵音)프로젝트가 대번에 연상된다. 2002년부터 시작돼 20년 가까이 그림에서 영감을 받아 작품을 쓰는 살아 있는 하르트만과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그림' 진행판이다. 더군다나 한 번 연주되고 소멸되는 현대창작곡을 우리 시대와 함께 호흡하는 예술로서의 생명력을 불어넣고자 2011년부터 국내외 미술관과 전문공연장과 연계 현대 창작음악을 초재연하는 화음프로젝트페스티발까지 현대 창작곡 보급과 소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단체가 화음챔버오케스트라다.1996년 현재의 예술감독인 박상연에
며칠 전 카이스트에서 '자동재생악보'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SK에서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엔지니어와 식사를 했다. 음악인은 아니지만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좋아해 까지 칠 줄 아는 수준급의 연주자요 웬만한 음악인 못지않은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었으며 더군다나 석사는 스탠퍼드 대학교 CCRMA 컴퓨터를 전공했다고 하며 프랑스의 IRCAM (Institute for Research and Coordination in Acoustics/Music) 현대음악/음악 연구소까지 다녀왔다고 하니 음향과 기술의 접목하려는
지금까지 연주회는 주최자의 갑작스러운 지병, 불의의 사고, 컨디션 난조 등의 개인사가 아니면 정해진 날짜에 무조건 하는 게 원칙이었다. 그게 바로 연주자 스스로의 각오와 마음가짐이요 자신의 음악회에 귀한 발걸음을 해준 청중에 대한 예의였다. 코로나는 그런 거 다 무시하고 번져나갔다. 정부에서의 내리는 국민행동지침과 공연장 폐쇄, 집합 금지 등의 조처로 자의가 아닌 타의로 음악회가 순연되고 취소되었다. 상반기에는 음악회 자체만 가도 감염이 되는지 알고 모두들 전전긍긍했고 자발적으로 두문불출했다. 오랜 세월 동안 전념해서 준비해온 오페
삭풍이 몰아치는 12월 14일 월요일 저녁, 일신홀에서 열린 박정은 작곡발표회의 첫 곡은 피아니스트 Jared Redmond의 위촉으로 작곡되어 올해 2월 미국에서 초연된 (2020, 국내 초연)였다. 복잡한 장단을 가로지르는 기교적인 발짓에서 영감을 얻은 이 곡은 서양의 탭댄스와 같이 현란한다. 발걸음의 음형들은 빠르고 날카롭다. 그 파편들은 온 사방으로 흩뿌려지며 한 번만 찌르지 않고 페달을 통한 잔향과 울림으로 연속적으로 쑤셔진다. 발표회의 유일
10월을 기점으로 풍성하게 이어져오던 한국 창작곡 발표회를 흩어보면 매년 거행되는 작곡가협회의 대한민국실내악제전,미래악회, 한국여성작곡가회, 동서악회, ACL, 창연악회, 제주국제현대음악제 등의 협회와 단체 차원의 동인 발표회 말고도 코로나 와중에도 5-6명의 작곡가들이 개인발표회를 개최하였다. 상반기의 신지수 작곡 발표회 말고는 전부 하반기에 몰려 있는데 이번에 소개하는 작곡가 박정은의 발표회는 올 2020년 창작곡 발표회의 대미를 장식할 무대이다. 9월의 임승혁, 지난 주의 전현석에 이어 올해만 세 번째로 추계-독일(전현석은
추계예대, 한국예술종합학교, 오스트리아 그라츠 국립음대를 졸업하고 현재 추계예대, 이화여대, 전북대,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출강 중인 작곡가 전현석의 작곡발표회 '시간과 공간의 춤'이 12월 3일 목요일 오후 7시 30분, 일신홀에서 열렸다. 이날 유일하게 초연된 대편성의 앙상블과 라이브 일렉트로닉스를 위한 작품명을 작곡발표회의 제목으로 택한 작곡가 전현석의 음악세계를 함축하는 두 단어는 '시간'과 '공간'이었다.전현석의 주 관심사는 음향과 소리의 탐구에 있다. 전통적인 개념에서의 음악과는 완전히 다른 접근이요 물리와 수리적인 사고의
작곡가 전현석의 작곡발표회 이 12월 3일 목요일 오후 7시 30분 일신홀에서 열린다. 소리의 탐구자 전현석 작곡가는 추계예술대학교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컴퓨터음악과 작곡을 전공하고 오스트리아 그라츠 국립음대에서 작곡과 컴퓨터음악을 수확한 후 귀국, 현재 추계예대, 이화여대, 전북대,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출강 중이다.2013년 그라츠 음대 재학 시절 ARKO한국창작음악제에 출품, 선정된 관현악곡 가 ACL(아시안 작곡가 연맹)과 폴란드의 크라카우에서도 재연된 작곡가 전현석. 산스크리트어로 "넓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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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미디어피아에서 읽고 볼 수 있는 단독 콘텐츠. 세계 최대 클래식 음반사인 도이체 그라모폰이 코로나19 팬데믹을 맞아 기획한 무관중 온라인 공연 '모멘트 뮤지컬'(Moment Musical) 기획의 일환으로 베를린 마이스터홀에서 4월 26일 일요일 개최된 무관중 단독 연주회. 한국시간으로 같은 날 밤 11시 도이체 그라모폰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 공연을 관람하고 다음 날 아침 레코드점으로 직행해서 구입한 음반의 생생한 후기. 브람스를 제외하곤 도이체 그라모폰에서 올 3월 8일 발매된 네 번째 앨범의 수록곡으로만 구성된 프
이태원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만 아니었으면 무관중이 아니라 문 열고 성대히 했을 건데 그래도 취소하지 않고 5월 22일 금요일 오후 7시 30분 세종체임버홀에서 열렸던 작곡가 신지수의 작품 발표회!바이올린 솔로를 위한 부터 피아노와 3개의 현악기로 구성된 까지 총 4작품을 들려주었던 신지수 작곡발표회 전에 성용원의 음악살롱에 출연, 그녀의 지금까지의 음악인생과 작품들에 대해 소개합니다. 방송 보시면 더욱 더 궁금하지 않을까요? 그녀의 음악이? 궁금하면 500원입니다
4월에 개최될 예정이었다가 코로나19 여파로 미뤄진 작곡가 이재신의 가 6월 13일 토요일 오후 5시 국제아트홀에서 열린다. 2월에 발행된 그의 저서 '가곡과 오페라 작곡론' 출간기념으로 열리는 이번 발표회는 작곡가 이재신의음악적 이상과 고뇌, 목표 그리고 작가정신을 알 수 있는 방편이자 가곡과 오페라라는 인성 음악 작곡을 위한 그만의 노하우가 압축된 이재신의 예술세계를 경험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작곡가 이재신은 독일 바이마르 프란츠 리스트 음악대학을 졸업하고 귀국 후 오페라
첫 곡 의 마지막 울림이 사라지자 왠지 짧고 조금 더 듣고 싶다는 아쉬움이 살짝 들었다. 상황에 따른 시간 흐름의 감지는 사람들마다 다 다르긴 하나 필자에게 8분여의 연주시간이 마치 4분 같이 금방 흘러가는 거 같았다. 허나 그건 앞으로 다가올 거대한 쓰나미를 한 치 앞도 예측하지 못한 속단이자 기우, 섣부른 김칫국에 불과했다.양자역학의 세계에서 입자와 입자 사이는 엄청나게 넓은 공간이지만 육안으로는 판별이 불과하다. 아직 미발명된 현미경으로나 관찰하면 볼 수 있는 미립자들의 빈 공간은 입
이태원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만 아니었으면 무관중이 아니라 문 열고 성대히 했을 건데 그래도 취소되지 않고 열려서 다행이다. 이번 주 22일 금요일 오후 7시 30분 세종체임버홀에서 열리는 작곡가 신지수의 작품 발표회는 2020년 들어 처음으로 맞는 개인 작곡가의 단독 작곡 발표회라 할 수 있다.음악이론가 김석영의 작곡가 신지수(1981-)를 표현한 2가지 문장이 눈에 띈다. 첫째, 음악적 경계를 넘어서는 시도를 거듭한다. 음악적 경계라는 카테고리가 뭘까? 평균율로 조율된 12개의 음을 리듬, 화성, 선율적으로 조합해서 만드는
바나나가 벽에 붙어있다. 은색 박스테이프로 벽에 붙어 있다. 설치미술가는 이걸 '작품'이라고 당당하게 주장하며 1억 원을 요구했다. 그런데 거기서 끝난 게 아니다. 이걸 화젯거리로 만들어야 한다. 전시장에 나타난 누군가가 태연히 이 바나나를 먹어치운다. 사람들은 아연실색한다. 그래도 명색이 작품인데 이걸 훼손했으니 어찌하지... 설치미술가는 새 바나나를 벽에 또 붙인다. 그리고 또 누군가가 날름 먹어치운다. 그러자 이 바나나의 가격은 1억 3천만 원이 되었다. 먹어치울 때마다 가격은 올라갔다. 그리고 세 번이나 팔렸다.2019년
못 들어갈뻔했다. 시간에 맞춰 리사이틀홀에 가니 로비에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있어 설마 토요일 오후의 작곡 발표회에 온 관객들일 거라 예상은 못 하고 그저 콘서트홀에 가는 사람들이겠지 여기며 카운터에 문의하니 매진이란다. 순간 당황했지만 한편으로는 기뻤다. 리사이틀홀에서 열리는 음악회는 머릿수 채워주려고, 응원해주려고, 눈도장 찍으려고, 초대받아서 등의 이유로 가는 경우가 대부분인 교수의 연구발표회나 귀국독주회, 학회 연주회 등의 용도변경된지 오래인데 필자 같은 음악인이 굳이 들어가서 자리 차지하지 않더라도 될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찾아주었다니 도리어 경사다. 이렇게 음악인이 음악인 행사에 안 와도 될 정도로만 후원과 흥행이 이어지면 그 어찌 기쁘지 않으리. 입장을 포기하고 밖에서 차분히 즐거운 마음으로 음악을 감상하려고 레코드 가게 앞의 의자에 앉아 있다 후덕하신 작곡가 선생님과 그분의 따님인 소프라노 선생님 덕에 감사하게도 표를 구해 들어 갈 수 있었다.발표회를 끝나고 모든 출연진들과 커튼콜신동수의 대표곡이라고 할 수 있는 <산아>를 비롯 조창희 시인의 <산여울>과 <짝사랑> 그리고 작곡가 신동수 본인이 작사한 <마지막 사랑> < 내 님을 위해서라면> 등 총 18곡의 신동수 음악 인생이 집대성된 테너, 바리톤, 소프라노, 그리고 2중창을 위한 주옥같은 가곡과 오페라 아리아가 발표되었다.하나의 곡이 전파되고 보급되기 위해서는 곡을 전달하는 가수와 연주자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아무리 뛰어난 명곡이라도 진가가 발휘되지 않을 수 있으며 하찮은 작품이라도 번드레하니 빛을 발할 수 있기에 연주자들이 얼마나 곡을 완벽히 파악하고 숙달했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연주자들도 사람인지라 평생 수백 곡의 레퍼토리를 자유자재로 마스터할 수 없고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몇 개의 곡으로 한정할 수밖에 없다. 평생에 걸친 주요 프로그램이야 입시와 콩쿠르 등 학창시절에 습득한 곡들이 대부분인데 그건 그 곡에 그만큼 엄청나게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며 말 그대로 피땀 흘려 연마한 결과물이다. 기성 음악인이 되어서 그리고 사회적인 요구로 새로운 곡이나 현대의 창작품을 연주할 시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하는 독창회나 독주회 또는 아카데미 범주에서의 인정을 받기 위한 협회나 학회 또는 대가들과의 협연과 똑같은 비중과 마음가짐으로 연습을 했느냐 하는 상황에는 다분히 회의적이다. 곡의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곡을 자주 연주했느냐는 횟수와 함께 일정 기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하루에 10시간 연습했다고 열흘 만에 자기 것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18곡 중 17곡을 반주한 피아니스트 박유나의 인사를 받고 있는 작곡가 신동수그런 의미에서 오늘 음악회의 백미는 역시 <산아>였다. <산아>는 20세기 후반 한국 창작가곡 중 최대 히트곡의 하나로서 아마추어들까지 애창할 정도로 사랑을 많이 받고 잘 알려진 곡이다. 그러서였는지 부르는 사람도 여유가 있고 곡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노래를 능숙하게 완급조절하였다. 그건 그만큼 부르는 사람도, 듣는 사람들도, 알고 부르고 듣는다는 방증으로 한 작품의 뿌리내림에 시간의 필요성과 생동하는 완숙미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예였다.인터미션 때 옆자리의 작곡가 이순교 선생님과 한국 가곡의 낮은 보급률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로 교육기관에서의 불수용이라는 공통된 합의에 이르렀다. 음악과 노래가 좋아 전문적인 학습과 진로를 위해 선생님을 만나니 포괄적인 음악을 가르쳐 주는게 아니라 발성과 외국 노래를 가르친다. 성악가가 성악을 가르치고 피아니스트가 피아노를 도제식으로 전수하니 기교만 이어진다. 이론과 철학, 음악인으로서의 자세 등, 테크닉 외적인 특히나 음악을 제일 처음 시작할때 필수적으로 배워야 할 기본에 소홀하고 또 거기에 집중하면 대학진학이 힘드니 공식 외우고 문제만 들들 풀어 암기하여 시험에 붙어 대학가는 꼴이다. 음악대학에 들어가려면 고3학생들 또는 이제 겨우 19-20살 먹은 사람들이 우리 언어와 노래 대신 생판 듣도 보도 못한 이태리, 독일어를 익혀야 한다. 그래야지 성악과에 진학할 수 있다. 그리고 들어가서 이태리나 모차르트 등 주로 19세기 시대상을 기반한 오페라를 한다. 그리고 졸업하고 유학 가고 다시 귀국해 후학들을 가르친다. 그럼 우리 노래는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우선적으로 배울 필요가 없고 할 필요가 없다. 어디에도 주류로 낄 자리가 없고 할 필요도 없으니 어렸을 때부터 대중가요 아니면 이질적인 외국 아리아, 가곡으로 양분된며 가곡은 중장년층이라는 즐기는 음악이 되어버리고 그때나 돼서야 찾는다는 주기의 반복이다.소원성취하는 작곡가 신동수쇼팽에게 왜 가곡이 드문지 아는가? 그건 바로 자신의 사후 100년이 지난 다음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신동수라는 사람에 의해 자신의 낭만성이 계승된 가곡이 나올 거라는 걸 알고 일부러 안 쓴 것이다. 그 정도로 작곡가 신동수의 가곡들은 낭만과 서정의 결정체였으며 그의 음악적 뿌리는 슈베르트, 쇼팽, 슈만 등의 19세기 낭만파 작곡가에 기반을 둔 선율과 화성이었다. 슈베트르의 연가곡집 <백조의 노래> 2번인 '병사의 예감"(Krieger's Ahnung)이 연상되는 신동수의 대표작 <산아>를 비롯하여 자신의 시적 감수성이 십분 발휘된 <마지막 사랑>같은 곡은 감미롭고 영롱했다. 이런 서정 가곡은 음악대학 졸업 후 독일이나 미국으로 유학 가지 않고 한국에서 터를 닦은 중고등학교 음악선생님들을 통해 가곡이 계승되고 실생활의 참여와 생활예술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대학의 아카데미라는 범주에서 현학적이고 아무도 알아듣지 못하고 듣지 않아 관계자 2-30명 놔두고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심포지움, 학술 발표회하는 그런 자아도취에서 벗어난 진정한 음악사랑이자 인생이다. 그래서 오늘은 육십평생 첫 단독 작곡발표회에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노래부르고 피아노 쳐 보고 싶어했던 작곡가의 2가지 소원이 모두 성취된 자리였다. 자신의 히트곡이자 아버지가 작사한 <산아>를 직접 부르고 자신의 음악적 원천인 쇼팽의 낭만성의 절정인 <전주곡 4번>과 함께 <연습곡3번>을 메들리로 치면서 앙코르를 장식했다. 오늘 음악회의 마지막 곡인 쇼팽 연습곡 3번의 부제가 <이별의 노래>라는 걸 알면 오늘 신동수 작곡발표회의 부제인 <사랑, 이별, 그리고 그리움>의 접점이자 회후임을 알 수 있다. 사랑, 이별, 그리움의 대상은 동경하는 쇼팽일 수 있고 이제 본격적으로 펼쳐질 작곡가 신동수의 서정가곡의 주 대상이기도 할테니까.....
가곡 <산아>로 잘 알려진 작곡가 신동수의 작곡발표회가 '사랑, 이별 그리고 그리움'이라는 제목과 주제로 11월 9일 토요일 오후 2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열린다. 이날은 신동수의 대표곡이라고 할 수 있는 <산아>를 비롯 조창희 시인의 <산여울>과 <짝사랑> 그리고 작곡가 신동수 본인이 작사한 <마지막 사랑> < 내 님을 위해서라면> 등 총 18곡의 신동수 음악 인생이 집대성된 테너, 바리톤, 소프라노, 그리고 2중창을 위한 주옥같은 가곡들이 발표된다.11월 9일 토요일 오후2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열리는 신동수 작곡발표회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를 졸업하고 선화예술 고등학교 음악교사로 재직하면서 교회의 찬양대를 지휘하고 각종 합창단의 위촉 작/편곡자를 역임하면서 2004년부터 우리말과 우리글로 우리의 노래를 잘 다듬어 짓고 널리 펼치는 활동을 하고 있는 '우리노래펼침이' 모임을 이끌고 있는 작곡가 신동수는 서울대학교 작곡과 재학 중 이미 제3회 MBC 대학가곡제에서 작곡가의 부친인 신홍철 옹이 쓴 <산아>로 대상을 수상하면서 주목받았다. <산아>는 1923년 함경남도 안변에서 태어나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월남한 신홍철 옹이 평생 언론인으로 살면서 고양의 추억과 그리움을 담은 시집에서 수록된 시로 어쩔 수 없이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시인의 비통한 심정을 애절하게 묘사하면서 그 심정을 옆에서 평생 지켜보면서 같이 가슴 앓이와 애통함을 느꼈던 아들이 극적인 구성과 웅장한 악풍으로 표현하였다. 가곡이라기보단 오레라 아리아와 같은 극적인 표현력을 요구하는 곡으로 이미 우리나라 가곡 레퍼토리에 자리매김한 대표적인 바리톤을 위한 가곡으로 얼마 전엔 한국을 넘어 중국 가수 예용이 오케스트라 반주로 불러 진한 감동을 자아내기도 하였다.선화예술고등학교 국어 교수로 재직한 동료였던 조창희 시인의 <안개꽃>은 어린 나이에 과부가 된 여인이 남편의 무덤 앞에서 어린 아기를 업고 서 있는 장면을 하얀 안개꽃에 비유하여 슬프지만 아름다운 모습으로 그려낸 풍경화 같은 초, 중, 종장의 3장으로 이루어진 시조이다. 또한 황순원의 단편 소설 '소나기'가 연상되는 떠나간 님을 그리워하며 사랑을 추억하는 <산 여울> 역시 맑고 순수한 악풍의 선율이 붙여졌다.90년대 이후에 작곡된 가곡 중 일반인들에게 익숙하고 애창되는 곡은 거의 없을 지경이며 가곡이라고 하면 추억의 노래 정도로 떠올려지는 현실에 작곡가 신동수는 꾸준히 가곡을 발표하며 명맥을 이으며 30-40대 젊은 작곡가들에 의해 다시 가곡이 주목받고 기존의 서정적인 악풍에 삶의 애환, 사랑, 통일, 경제발전 등의 구태의연한 주제에서 벗어나 다양한 소재를 이용한 가곡들이 작곡되고 있다.11월 9일 신동수 작곡발표회의 프로그램과 출연진우리 한글로 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가 듣고 사랑하지 않으면 한국가곡은 자연스럽게 소멸된다. 우리말로 된 가사를 세계 어느 민족이 우리만큼 그 안에 들어 있는 내용과 뉘앙스를 느끼고 공감할 수 있겠는가! 시를 이해하기 위해 수십 번, 수백 번의 낭독이 필수인 것처럼 그런 시를 바탕으로 해서 음악과의 조화를 꾀한 가곡이 처음부터 재미있고 쉬울 순 없지만 우리가 외면하면 세계 어디서도 애창될 수 없다. 아름다운 우리말로 되어 있는 우리 가곡은 비록 서양음악의 구조와 원리를 따르고 있긴 하지만 외형미를 추구하는 서양가곡과는 다르게 안으로 녹아들고 여음에서 우러나오는 우리 특유의 정서가 깊게 담겨 있는 소중한 문화자산이다. 이번 신동수 작곡발표회를 통해 우리 가곡이 더욱 알려지고 보급되는 계기가 되고 또 새로운 애호가 층이 유입되길 바란다. 11월 7일 토요일 오후 2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의 신동수 작곡발표회는 한국가곡의 현 실태를 조명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