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 부엉이가 짠하다. 말 못하는 미물도 저리 새끼를 애잔하게 돌보는데 그렇게 큰 자식이 부모를 외면하는 건 벌받을 일이다. 부엉이 발에 찬 띠가 자식에 대한 족쇄처럼 느껴진다. 양태철 시인의 부모님에 대한 시가 감동이다.바람소리를 듣는다나무가 보낸 바람 소리.마지막을 이처럼 마무리하면 부모님이 보내는 소리가 간결하게 더 연상되서 감동을 줄 듯 하다. 갑자기 확 깼다가 나오니 시의 흐름이 깨진다. 가을날 아침 양태철(양하) 바람소리를 듣는다몸의 촉수마다마다에서 가지고 있던 가락들을 흔들어 깨운다.그것은 아버지가 즐겨 부르시던 소리가
어머니 제사 양태철 시집오실 때 가져오셨다던한 벌밖에 없으신 한복을어머니는 외출하실 때마다 다리셨다. 일 년에 한두 번 있는 행사에참석하시기 위해서 입지 않을 수 없는 한복며칠 전부터 어머니는 동정을 풀을 먹여 다리시곤한복에 잘 이으셨다. 나는 어머니의 품으로동정을 따라 들어가서는 어리광을 부렸다. 인두로 다린 동정의 온기가 어머니 품속에자리 잡았고 온기가 있었다.매년 돌아오는 제사 때마다 어머니의 한복을그려본다. 이번에 그린 한복은 배롱나무 색으로그렸다. 살아생전에 배롱나무를 좋아하셨는데백일홍이라서 그런가 100일 동안 피는 그
회화나무 그늘 아래서 양태철 아버지 흰 두루마기 입고 헛기침하며쉴 곳을 찾았다는 듯이 회화나무 그늘 아래 서 계신다맑고 큰 눈빛에선 무수한 나뭇잎 맥처럼불빛이 흔들리고 살점 없이 앙상한 나뭇가지는 지쳐 보인다회화나무 한 채로는 집이 너무 좁은 것인지아버지, 낙타처럼 푸르르 잎사귀로 몸을 털 때마다열매들이 떨어져 내린다 잎사귀마다 멍이 든 상처들을 몸 밖으로 밀어낼 생각으로회화나무 한 그루 속으로 걸어 들어간 아버지의 생,도도한 앞 그림자 짙어갈수록순례이든 고행이든 내가 따를 수 없는넉넉한 내 아버지 이름 아래회화나무는 온데간데 없고
배롱나무 양태철오늘밤 어머니 달 속을 들락이신다.겨우내 말랐던 배롱나무 껍질 곱게 빗은 배롱나무 한 그루호롱불 하나 들고 동구 밖에 서 있다.온몸에 둥근 꽃등이 많아지는 배롱나무. 난생 처음 어머니를 위해첫 월급으로 옷을 사드렸을 때주름이 겹겹이 흘러내리던나이테가 점점 선명하던앙상한 어머니의 꽃불이 일렁이는 그 눈빛에서난 왜 자꾸 전등사 뜨락에서 본꽃등 환한 배롱나무를 생각하였는지 모를 일이다. 가뭄에 바싹 타 들어가는 논바닥처럼 갈라진배롱나무가 뱀처럼 허물을 벗으며기어가는 것을 보았는지 모를 일이다.간신히 마음속에 심지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