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위치한 갤러리조은은 모제 아세프자 Mojé Assefjah(b.1970, 테헤란)의 개인전 《Tales from the Waves》를 11월 9일부터 12월 9일까지 개최한다. ‘광활한 파도의 무한함’을 주제로, 작가 특유의 에너지 넘치는 브러시 스트로크와 풍성하게 굽이치는 선들 그리고 섬세하고 강렬한 색채가 꿈꾸듯 감각적인 풍경을 선사한다.최근 이탈리아의 지중해 섬 사르디니아 해안에서 시간을 보낸 작가는 코로나로 인해 한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깊은 바다의 아름다움과 다시 마주한다. 어린 시절부터 작가에게 바다는
남과 북으로 나뉘어진 세계 유일의 민족 분단 국가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사이에는 다른 나라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용어들이 많이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용어가 '비전향장기수'다.'비전향장기수' ....... 민족 분단의 아픔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이 용어는 국가보안법,반공법, 사회안전법을 위반하여 7년 이상의 형을 복역하면서도 사상을 전향하지 않은 장기수를 일컫는다. 대부분 비전향장기수들은 20년 이상 감옥생활을 했다. 현재 생존해 있는 비전향장기수는 7명이다. 문재인 정부 때만 해도 10명이었는데 몇년 사이에 3명이 세
물길이 막혀 버린 날구름도 갈 길을 멈추고새들도 울지 않았다나는 그 날어머니가 삶은 가난한 감자 한 알 먹고 있었다청아하던 강물소리 더이상 들리지 않았다눈물에 젖은 감자 한덩이 보물처럼 빛났다물길은 점점 차올라마당을 묻고 마루를 묻고 마침내 지붕까지 묻었다묻힘의 아픔이 차올라가족과 이웃 친구들 모두 울었다산 목숨은 살아야지이삿짐 싸는 아버지의 굽은 등 위에슬픔이 무겁게 내려앉았다떠나는 사람들의 귓가에 뻐꾸기 울음소리 구슬펐다묻힘의 아픔, 떠남의 슬픔이먼지나는 신작로에서 울었다
1. 들어가는 말 지난 호 글 “ 신당서新唐書 고려 高麗(고려)(리) 열전, “고(구)려(리)는 동으로는 바다를 건너 新羅에 이르고, 남으로는 역시 바다를 건너 百濟에 이른다.” 차라리 차이나의 신당서를 가짜 책이라고 해라! 그럼 고(구)려(리)는 어디인가? 차이나 대륙 황하유역인가? 북만주 일대인가? 부일사학 국사편찬위원회 (30)“ 의 계속이다. 2. 고(구)려(리) 평양의 위치1) 신당서 동이열전 고리(려) 조에서 평양성은 한나라때 낙랑군이라고 했다. ③其君 居 平壤城, 亦謂 長安城, 漢 樂浪郡 也, 去 京師 五千里而 贏, 그
빗소리 누구는 자박자박 이랍디다.누구는 빈대떡 지지는 소리랍디다.빗소리는 저주파라 마음을 가라앉힌다는 말도 합디다. 비가 내리는 어둠 속에 있습니다.사위가 어두운 곳에서는 누구나 겸손해질 것 같습니다. 골짜기 물소리가 조금씩 크게 들립니다.스스로 마음을 내려놓는 연습을 해봅니다. 어둠 안에 갇히는 행운은 그리 흔한 경험이 아닙니다.혹여 날이 맑았으면 별을 보았을 수 있을 거라는쓸데없는 바램도 해봅니다. 비가 내리면 마음이 내려앉아 차분해지는 건빗소리가 내 마음에 내려앉기 때문일 것입니다.나팔꽃, 유홍초가 꽃눈을 닫았지만당신을 향한
계곡에서 흐르는 물소리는 겨우내 지친 마음을 어루만지는 것 같다.곳곳에 남아있는 지난 겨울의 흔적들이 녹아내리고,산새들의 지저귐이 들려오면...봄이다!봄의 소리가 들려주는 마음의 평안이 무척 편안하다. 물까마귀 Brown dipper Cinclus pallasii보호 현황 IUCN Red List 관심대상(LC)
산사겨울은 맑은 계절이다.차가운 공기가 맑고바라보는 시선이 맑고정신이 맑아진다.허전한 산속에 허름한 절이 있다.진입로에는 개천이 흐르고일주문 너머엔 험상궂은 사천왕이 버틴다.목탁소리 들리고풍경소리 들리고염불 외는 소리 들린다.물소리 들리고산새소리 들리고바람소리 들린다.온통모든소리맑다.
마쓰오 바쇼는 1644년경 일본 우에노 인근에서 태어나고 1694년 위장병에 걸려 제자들에게 둘러싸여 평화롭게 세상을 떠난다. 파초를 좋아해 자신의 이름을 바쇼로 지었고 사무라이 이름이기도 한 본명은 마쓰오 무네후사이며 호는 소보이다. 마츠오가 아니라 마쓰오가 한글 표기이다. 아버지는 하급 사무라이로 추정되고 그로 인해 바쇼는 군 생활을 보장받았지만 눈에 띄는 삶을 살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전기 작가들은 그가 부엌에서 일했다고 주장하지만 어린 시절 바쇼는 도도 요시타다의 하인이 되었다. 요시타다는 바쇼와 '호쿠'라는 단시를 나누었는
자연질서를 배반한 인간에 대한 잔혹한 전쟁2019년 시작한 코로나19의 공격총소리와 포연 없는 전쟁, 참혹한 전쟁2021년 봄이 오는 날에도 멈추지 않는구나신종에 변이를 더한 바이러스의 무차별 공격기후변화 환경파괴 지구가 으시시 몸살을 앓고폭설 한파 폭우 홍수 온갖 재앙이 밀려와도이래도 봄은 오는가괴로움과 즐거움, 불행과 행복은 동전의 양면 같은 것동전 뒤집어지듯이이 괴로움과 불행 다하면 즐거움과 행복 찾아오겠지자연 세상 이웃과 함께하는 따뜻한 시간이 올거야욕심 내려놓으며 걷는 산길여전히 차가운 북풍의 매서운
니가 없는 소리 먼 빗소리차 한 잔니가 오는 소리슬픔 한 잔니가 가는 소리미련 두 잔눈물소리빗소리니가 없는 소리 Sound You Not Being Faraway sound of rain A cup of tea Sound you comingA cup of sorrow Sound you goingTwo cups of regret Sound of tearSound of rainSound you not being
그는 온천물이 빠지도록 모래주머니 하나를 치우고 그 앞에 앉아 머리 타래를 풀었다. 머리 타래는 한 발이나 되는 듯 길었다. 그는 그 긴 머리채를 둘둘 말아 쥐고 그것을 빨기 시작했다. 빨래 방망이로 빨래를 두드리듯이 주먹으로 머리채를 두드리며 ‘세탁’했다. 유난히 두드러져 보이는 갈빗대에서 오기 같은 게 느껴졌다. 많이 먹지 않는 바바, 사람이 없는 꼭두새벽에 목욕하러 나오는 바바, 말이 없는 바바 ……. 멋있었다. 시시한 사두 같지 않았다. 그는 머리채를 뒤집어서 두드리고, 다시 뒤집어서 두드리기를 두어 번 거듭한 뒤 물속에다
밥상을 대충 치운 후에 체링과 세따가 제일 먼저 온천욕을 하러 나갔다. 몽사와 나도 잠시 후 뒤따라갔다. 우리가 큰 바위 위에 겉옷을 벗어 두고 온천탕으로 내려갔을 때 체링과 세따의 코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손바느질로 만든 면 소재의 펑퍼짐한 속바지와 꽉 끼는 속적삼 차림의 두 여성은 우리가 들어가 앉을 자리를 만들어 주느라고 몸을 움직였다. 우리는 그녀들의 맞은편에 들어앉았다. 몽사는 기분 좋은 신음 소리를 냈지만 나는 무연한 척하고 오래 버티기가 뭣했다. 눈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모르겠고, 발을 쭉 펼 수도 없었다. 가
몽사는 물론 씩씩하게 걸어갔지만 혼자라서 쓸쓸하게 보였다. 다르질링의 호리 축제 때 그 광란의 골목을 빠져 나가던 몽사와 취생의 뒷모습이 떠올랐다. 금송 숲에 있을 두 여성의 모습도 떠올랐다. 귀보시라고 했던가? 남의 하소연이나 이야기를 잘 들어 주는 보시. 거슬린다는 기색 없이, 판단이나 조언도 없이, 그냥 끝없이 잘 들어주는 보시. 스님은 취생의 이야기를 들어 주고 있었다. 취생의 골짜기에서 흐르는 물소리를 며칠 동안 계속해서 듣고 있었다. 바람 소리를 듣고, 풀이 눕는 소리를 듣고, 높이 날아오르려는 새의 날개짓 소리를 들어주
마스크 쓰고 거리 두기를 하며모두들 수고한 하루가 저물고장맛비 그친 밤하늘에달빛이 교교합니다별이 총총합니다어느 소중한 목숨극단의 선택을 했다는 비보가 흘러나오고산촌의 마당에 누워 하늘을 보니달빛이 교교히 흐릅니다별들이 가슴으로 쏟아져 내립니다반짝반짝 달빛 별빛에 반사된 계곡물소리가열대야 민망하게 오싹오싹 소름돋게 합니다저 하늘에는 밥하는 동네 아줌마의 별도 있고못된 작전 그물을 쳐 소중한 목숨을 앗아간어느 간악한 이의 별도 있겠지요고라니 울음소리가 계곡 물소리를 삼킬 즈음개구리도 일제히 합창 합니다고라니가
6월 4째 주 토요일 이야기꾼 박철하와 함께 의왕 마을길을 걸었습니다.고천체육공원 매점에서 만난 2차 의왕답사는 청풍김씨 묘문비로 시작해 왕곡천변길을 걷다가 서현의 경치를 즐긴 후 별묘길을 지나 김유묘역으로 향했습니다. 지금부터 의왕의 이야기꾼 박철하님과 함께 걸어보겠습니다.왕림마을에 들어서면 왼편에 작은 공원이 있습니다.그곳에 앉아 왕림마을 지명유래와 옛 모습을 그려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이 곳은 행정구역상 고천으로 사근행궁이 위치한 곳입니다.묘문비 들어보셨나요?청풍김씨묘문비라고 적혀 있습니다.하마비도 근처에 있어서 이 곳을 찾는
따뜻한 날씨와 함께 봄이 찾아오는 소리가 몸과 마음으로 전해진다. 미세먼지 없는 화창한 하늘을 보면 걷고 싶은 마음이 불쑥 올라온다. 하천을 따라 걷는 것도 생각해보고, 사람들의 에너지로 가득한 거리를 거니는 것도 좋겠지만, 따스한 봄의 기운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산을 찾아 서둘러 준비를 한다. 크게 힘들이지 않고 누구나 쉽게 즐기며 산의 정기를 느낄 수 있는 경기도 의왕시 ‘맑은 숲 공원’으로 향한다. 의왕시 인덕원역에서 청계산으로 향하는 버스도 여러대 있다. 입구에 넓은 주차장도 있어 수도권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곳이
병장이 되자 간이 커져서 일석점호를 마치면 혼자 궁평리 마을 가게에 나가서 전화도 하고 호빵도 사먹고 소주를 마시면서 부대로 돌아온 일이 몇 번 있었다. 신통한 안주도 없이, 걸으면서 병째 들고 급히 마신 술이어서 아우라지 다리가 저 밑에 보일 때쯤이면 취기가 올랐다.고요한 밤에 혼자 아우라지 다리를 건너자면 다리 바로 밑으로 큰물이 빠져나가는 소리가 저승으로 데려가려는 듯한 느낌이 들어 무섭기도 했다. 나는 동행이 있기나 한 듯이 큰 소리로 이 새끼 저 새끼 욕도 하고 군가를 부르기도 했다. 아우라지 다리 중간에 하류 쪽을 보고
이탈리아 식당 ‘몽로’에서 친구 소개로 V를 만났다. 그녀는 몸에 착 달라붙는 레깅스에 가슴골이 보이도록 파인 브이넥 티셔츠 차림이었다. 나는 눈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난감하였다. 테이블에 놓인 손톱은 인조보석으로 화려하게 치장되어 있었다.나는 고개를 숙이고 V가 신고 있는 흰색 하이힐을 자꾸 내려다보았다. 푸른 실핏줄이 발등으로 흘러내렸다. 하얀색은 야한 그녀와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내 눈길이 닿은 무릎을 조금 벌린 그녀는 이왕 볼 거라면 확실히 보라는 눈치였다. V는 부끄러워하는 내가 귀엽다고 했다. 외양은 부드럽지만, 내면이
이렇게 시즌이 끝나는 걸까? 2월 15일 센다이공항에 내려 이와테현으로 가는 고속도로 풍경은 절망스러웠다. 2월이면 온통 새하얗던 산과 들이 너무 평온했다. 당장 모내기를 해도 좋을 만큼 봄빛이 물씬했다. 늦은 저녁 게토 고겐(Geto Kogen) 스키장 아래에 있는 세미온천에 닿았을 때는 부슬부슬 비까지 내렸다. 비 예보는 내일까지 이어졌다. ‘눈의 왕(King of Snow)’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게토 고겐 스키장. 얼마나 오래 동안 ‘트리런의 천국’으로 불리는 이곳에서 스키를 타려고 갈망했던가! 그런데 끝내 날씨가 도와주지 않
대규모 기동훈련이 여러 날 계속되던 어느 날 비가 몹시 내렸다. 사격장 출입은 통제 되어 있었고 소들은 목장 옆에 조성한 목초 밭에 풀었기에 목동 두 사람이 각각 마을로 내려가는 길목과 사격장 넘어가는 길목을 지켰다. 나는 마을로 내려가는 길목에서 소들을 지켰다. 판초 우의를 걸치고 바위 처마 밑에 혼자 앉아 하염없이 내리는 비를 바라보노라니 무료한 가운데 처량한 생각도 들었다. 소들은 찬비 맞는 등에 더운 김을 피워 올리며 열심히 풀을 뜯었다. 빗소리와 도랑을 흐르며 모래를 굴리는 물소리 속에서 이따금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들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