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18.00:52.굿바이 책누나 프로젝트. 금요일에 영남이가 운영하는 가게에서 책누나프로젝트 마지막 파티를 했다. 책과 아이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모임이었던 책누나 프로젝트는, 이제 여기까지 하게 되었다. 아마도 코로나가 가장 큰 타격을 주고 그 여파가 학교에 어떤 변화를 주었던 것이 영향이 있던 것 같다.카톡을 뒤져보니 2016년부터 했던 모임이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작품을 쉬면서 배우로써 쓰임이 없던 시간이 있었다. 그 시간에 '나는 쓸모 있는 존재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1. 최근 [책보고] 가 출판한 [백제서기·백제왕기] 에 [코리아 삼국사기·삼국유사]나 [차이나 삼국지] 등 역사책에는 없는 기록이 다수 실려 있다. 코리아 삼국사기는 1145년에 출간되었으나 지금 전해지는 것은 조선시대 이후인 14세기 말부터 16세기에 기록된 것들이다. 몇 백년 동안 전해오면서 고의든 과실이든 원본과 다르게 위·변조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삼국사기 편찬자 (대표 김부식)들이 참조한 차이나 역사책은 삼국지, 한서, 수서, 구당서 등 최소 22권 이상으로 지금도 전해져 오고 있다. 참조한 코리아 역사책은 고기, 삼한고
수레바퀴 꼬마 도둑 / 김주선 엄마의 지갑에서 동전 한 닢 손댄 적 없던 내가 이종사촌 오빠의 책장에 손을 댄 적이 있었다. 중학생일 무렵 여름방학 때 원주에 사는 이모네 집에 놀러 갔다가 맘껏 책을 읽을 수 있는 오빠가 부러웠다. 소아마비를 앓고 있어 책 읽는 일로 소일하던 오빠였다. 아마도 내가 앙큼한 책 도둑인 걸 알았을 것이다. 돌려줘야지 생각은 했지만, 물놀이 사고를 당해 이모의 가슴에 묻히는 바람에 책은 본의 아니게 유품이 되었다.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밑에서』를 볼 적마다 술에 취한 채 강가를 걷다가 물에 빠져 의문
타자의 아픔을 응시하다 『계간현대수필』 2023 여름호 월평 - 작가 이문자 타인의 감정과 상황에 공감하여 자신을 일깨우는 감성은 작가가 지녀야 할 필수 자질인지도 모른다. 『계간현대수필』 여름호에선 김주선의 「현주를 기다리며」와 박복임의 「겨울 꽃」을 주목하게 된다. 이들 작품은 타자의 시련을 자신의 아픔으로 공유하면서 스스로를 채근하고 격려한다.수개월 절필을 선언한 채 “빈둥빈둥 티브이 리모컨을 쥐고 살”던 김주선 작가. “머리를 쥐어뜯어도 내 글은 신선하지 않고 스스로 만족하지 못했다”는 화자는 구필口筆작가 이현주를 만나야겠다
꽃잎과 칼끝의 대결, 그 ‘착란의 변증법’ 『한국산문』 9월호 월평 오정주 우리 인생의 꽃잎은 칼끝에서 한순간 스러지기도 하고, 영혼이 불타올라 더 많은 꽃잎을 피우기도 한다. 세찬 바람에 흩어지지 않으려면 위기의 순간을 잘 버텨내야 한다. 현대인들은 어떤 황당한 고민일지라도 윤리적인 문제와 현실적인 갈등의 칼끝에서 선택을 종용당하는 착란의 상태에 처하기도 한다. 어떻게 극복하는 게 현명한 방법일까? 『한국산문』 9월호에 실린 김주선의 『바둑 두는 여자』와 박지니의 『두 여자 사랑하기』는 인기 드라마와 소설을 읽고 그 의미를 촘촘하
1. 지난 글의 계속이다.이어지는 문장을 보면 신라국新羅國 은 [새로운 나라] 라는 형용사 + 보통명사가 아니라 [신라= 새나라] 라는 고유명사 (이름)이다. [신라]는 왕이 [김진평](진평왕)일 때 [수나라]의 고조가 [신라 진평왕]을 낙랑군공, 신라왕이라는 벼슬을 내렸다.拜 1) [신라]가 [낙랑군]이라는 결과가 된다. 차이나 고대에는 벼슬(작위)의 순서가 공·후·백·자·남(작) 이라고 하는데 차이나 왕 다음으로 높은 벼슬을 받은 것이다. [신라]가 [낙랑군]이라는 설명은 코리아 국사편찬위원회 교육을 받은 사람으로서는 기록을 의
소나무 굽으면 굽은 대로풍광과 어울려 가지를 뻗고비슷하거나 똑같은 것 없이하늘이 뿌려 준 햇살과 빗물에 고마워하며욕심 없이 자라난 너는자연에 순응하며 도를 닦는노스님의 모습이다. 인간은 자신의 노력과 타고난 운명으로자신의 인생을 살아간다.스스로의 업보로 복을 받거나 화를 자초하기도 한다.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인간은 듬성듬성 보일 뿐이다. 땅 밑 뿌리도 바위가 걸리면 바위를 보듬고가지가 걸리면 옆뎅이 공간으로 손을 내민다.껍질이며 자태가 여간 고결해 보이지 않는다.못난 소나무가 산소를 지킨다는데잘난 소나무는 인간들 손을 타고야 만
2023.09.12.01:29.마음이 괴로운 날엔 좋은 날을 생각하자. 근 며칠 몸도 마음도 피곤스럽고 고달프다 생각이 들었다. 집안에는 혓바늘이 돋아나고 눈 밑은 자꾸 떨리고 안색도 피곤해 보였다. 혼자 있으면 좀 낫겠지 싶었지만, 집에서 자꾸 깨는 마음을 엿보니 혼자 있으면 안 되겠더라. 촬영이 끝나고 영남이네 가게에 가서 혼밥 혼술 독서를 했다. 잘 살기만 하는 줄 알았던 그 녀석도 보기완 다르게 고충을 앓고 있었다. 남들 눈에 나도 그렇겠지. 단단해 보일 수도 있겠다.나는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 그런데 지금을 살지 않으면 내
1980년대 말 노동자대투쟁시기 '내딛는 첫발은' '새벽출정' '내일을 여는 집' 등 노동현장을 생생하게 다룬 소설을 써 로 명성을 떨쳤던 방현석(본명 방재석. 중앙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소설가가 육군사관학교 교정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의 흉상 철거 등의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홍범도 장군의 생애를 다룬 대하소설 '범도'를 출간해 화제다.문학동네에서 출간된 이 소설은 1권 629쪽, 2권 670쪽으로 발행되었다.『범도』는 신동엽문학상, 황순원문학상, 오영수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방현석이 다년간의 취재와 자료 조사를 거쳐 1
블로그를 지우며 / 김주선 단풍나무 이파리가 파닥거리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비가 제법 내리는 주말, 꿀맛 같은 낮잠이었다. 그동안 미루어 두었던 개인 웹 사이트를 정리하고자 컴퓨터를 켰다. ‘나도 너처럼 장미였노라’ 블로그 대문을 장식하는 헤드라인 문구에 먼지가 낀 듯 침침하게 보였다. 돋보기를 꺼냈다. ‘나도 장미였던 시절이 있었노라. 누군가의 가슴에 선홍빛으로 핀 장미였던 시절이.’ 블로그에 적힌 한 줄 소개 글이 무색하리만치 온기를 잃은 방은 적막이 가득했다.나는 블로거였다. 초창기에는 주로 라이프, 요리, 여행을 다루었다.
김소월이 숙모 계희영의 무릎을 베고 들었던 노래가 「진달래꽃」이 되고 「산유화」가 되었다. 임화의 단편 서사시 「우리 오빠와 화로」, 「네거리의 순이」가 우렁차게 낭송됐을 때 파업 노동자들의 함성이 종로 거리를 헤집었다. 백석이 자야 손에 쥐어 주었던 종이 뭉치에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가 숨 쉬고 있었다. 모두 사람 사이에 오갔던 시의 역사이다. 이 시집은 사람을 건너 뛰어 대화형 인공 지능인 챗GPT와 시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것도 사랑을 담은 시를 챗GPT에게 들려주고 감상이 어떤지 묻는다. 그렇게 시의 새로운 역사를 쓰기
6부 언눔이 (1) 달에 백오십쯤이면 되지 뭘점점 재미도 적고여보, 나 이제 그만둘라오단 둘이 보은 같은 데나 가서텃밭이나 하나 하고 삽시다좀 덜 먹고 덜 입고덜 쓰면 되지 뭘그럽시다자식이고 뭐고 필요 없이 귀촌 안양은 다 접고 접자마자떴지요우리겐 여기가 딱이구료길쭉하고 비스듬한 가재골 집강아지 두 마리 머루랑 다래랑 이름 붙이고읍내 철물점 농약상회 들러낫 호미 괭이 삽 등속 갖추랴배롱 매실 앵자두 석류 연산홍서껀사다 심으랴, 오명가명봄빛에 원, 쑥스럽구료 하나부터 열까지이 동네 분들 가르침 되우 좋아하시니가지 심다 혼나고 열무 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