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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혜경의 詩笑 시소]

망각은 선물일까...

[마혜경의 시소 詩笑] 딱, 거기까지

2021. 03. 11 by 마혜경 시인

 

술은 사람을 섬으로 만든다  ⓒ마혜경
술은 사람을 섬으로 만든다 ⓒ마혜경

 

 

딱, 거기까지

- 마혜경
 
 

그날 그는 술이 떡이 되었다

그의 기억은 천안에서 택시를 타고 통화 버튼을 눌렀다, 까지다

기사는 그의 어머니가 불러준 주소를 찍고 안양으로 달렸다

그는 오바이트를 했고 한 시간 가량 개소리로 울었다

요즘 카드 안되는 택시도 있나요

푸들을 안고 나온 그의 어머니가 빳빳하게 서있다

에잇, 그럼 애초에 안 왔지

세차비 이만 원을 간신히 현금으로 챙기고

택시가 몇 개의 어둠을 끌고 떠나자

남은 어둠이 그 자리를 메웠다

개가 어둠을 향해 짖었다

 

다음 날에도 그의 기억은,

천안에서 택시를 타고 통화 버튼을 눌렀다, 까지다

 

딱, 거기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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