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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용원의 세상만사]

3월 9일까지 인사아트프라자에서 열리는 제6회 히즈아트페어 '노스텔지어 어게인 인사동'

갤러리 탐방기: 인사아트프라자

2021. 03. 05 by 성용원 작곡가

페북은 잘만 사용하면 여러모로 유용하다. 정보의 요람이다. 가장 많이 페북을 이용하는 때는 다름 아닌 지하철 안이다. 지하철에선 할 일도 딱히 없다. 눈을 감고 있던가 책을 읽거나 아님 핸드폰의 페북을 열어 보는 게 다인데 마침 페친이 부위원장으로 있는 제6회 히즈아트페어 <노스텔지어 어게인 인사동>이 인사아트프라자에서 오픈했다는 게시글이 올라와 있었다. 공교롭게도 다음 정거장은 안국역이다. 그래? 냉큼 일어났다. 인사동 잠깐 들러가는 게 무슨 큰 대수인가!

인사아트프라자에서 3월 9일까지 개최되는 히즈아트페어 '노스텔지어 어게인 인사동'

인사아트프라자에 가기 위해선 3호선 안국역 5번 출구로 나와 쭉 걸어와 라이온스클럽 건물을 끼고 골목을 걸은 뒤 맞닥뜨리는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꺾어 조금만 내려오면 된다. 총 5층으로 되어 있으며 1층부터 5층까지는 갤러리며 2층에 잠깐 목을 축이고 다리품을 쉴 수 있는 카페가, 그리고 지하 2층엔 인사아트센터공연장이 자리 잡고 있다. 6층은 옥상정원이지만 오픈하지 않았으며 이번 히즈아트페어는 1층부터 4층까지 봄, 여름, 가을, 겨울 콘셉트로 작품을 배치하였다. 

3월 9일까지 열리는 히즈아트페어는 "갤러리가 아닌 작가들이 잘 사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독특한 '작가 중심 아트페어'를 6회째 진행 중이다. 즉 "화가를 위한 아트페어"를 표방하고 있으며 특히 이번 6회부터는 "인사동 르네상스", 즉 "인사동 미술시장을 다시 살리자"라는 깊은 뜻을 모아 국내외 120여 명 이상의 많은 작가들이 참여하였다. 이번 6회부터는 침체된 대한민국 미술시장의 상징인 "인사동을 다시 복원하자" 뜻을 모아 아트페어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여러 갤러리가 연합하여 미술품을 전시, 판매하는 행사인 아트페어(Art fair)로 한국 미술시장의 메카라 할 수 있는 인사동에서 작가들이 직접 나서 자신의 작품을 파는 마켓이다. 중간 상인이 빠진 직거래가 이루어지는 유통방식이다. 그래서 그런지 어느 때보다 작가들이 많이 상주해 있다. 호객과 흥정의 현장이요 시장이다. 

자~~그럼 어떤 게 있나~~1층부터 4층까지 흝은 다음 다시 내려오기를 한두 차례 반복했다. 4계절을 층별로 나누었다기보다 필자에겐 작품의 재질로 분류된 듯했다. 4층에는 문희 작가의 작품이 가장 눈에 띈다. 인체 조각이라고 한다. 그런데 인체라고 하면 일단 근사한 몸매, 우락부락한 근육 등의 외형적인 면 또는 내면의 아름다움을 표출시키려 하는 반면 문희의 조각품은 일차원적인 시각적 반응을 초월하여 관람자의 심미안이 요구된다.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보이면서 보는 이의 감성을 덧입혀야 한다. 

문희 작가의 인체조각

3층은 수묵화가 주를 이룬다. 그중 나순단의 <강아지풀>은 심플하다. 알록달록한 색깔의 천지에서 왠지 혼자 검은색, 단색으로 서 있으니 고고하고 기품 있다. 시서화를 융합한 신사임당 같다. 튀어야 살지만 튀기 위에선 용기도 필요한데 드레스와 턱시도 차려입은 파티에서 혼자 갓 쓰고 도포 입고 꼬장꼬장하게 서 있는 격이다.

나순단 작, '강아지풀'
나순단 작, '강아지풀'

2층 고은주의 <추억과 현실의 공존>이라는 제목으로 작품을 보자 드는 느낌은 '아~ 고은주는 엄마구나'였다. 자신보다 다른 이를 위해 자신의 시간을 덜어내야 하는 한창 육아와 가사를 병행해야 하는 엄마일 테다.(이는 어디까지나 그림만 본 필자의 지극히 주관적인 감정이자 추측이다) 그러면서 예전엔 몰랐던 부모님의 사랑과 자신의 추억에 빠져들면서 추억과 현재라는 두 시간대를 한지의 요철지가 만들어내는 질박한 느낌으로 오롯이 담아낸다. 

고은주 작, '추억과 현실의 공존'
고은주 작, '추억과 현실의 공존'

그래도 난 1층의 푸짐한 똥 덩어리가 좋다! 더러운 똥이 뭐가 좋냐고 하겠지만 보자마자 박장대소를 하게 만든 복덩어리 똥 한 바가지다. 똥 꿈을 꾼 듯 보고 있기만 해도 흐뭇하다. 벌써 십여 년이 흘렀다. 유명 배우가 무슨 부적처럼 전 국민들에게 불렀던 '부자 되세요~~'라는 덕담(?)이 떠오른다.

박화수 작, '똥 덩어리 차고 넘치다'

유일하게 故 이육록 화백의 4 작품만 가장 햇볕 드는 명당에 제일 좋은 장소에 이력까지 자리 잡고 걸려 있는 이유가 궁금했다. 고인을 조명하려고 그러는 것일까? 그 옆에 걸린 서양화가 후후 작가가 바로 작가 중심 아트페어를 만들고자 지금까지 사비를 들여 히즈아트페어를 운영해오고 있는 히즈아트페어 운영위원장이요 지난해 타계한 故 이육록 화백의 아들이라는 걸 알게 되니 고개가 끄덕거려진다.

히즈아트페어 운영위원장인 서양 화가 후후의 부친이자 작년에 타계한 故 이육록 화백의 그림들과 이력

세상엔 보고 놀고 먹을 거 천지라서 고민이다. 한 건물 안의 120여 종 작품을 하나하나 뚫어져라 보고 관찰한다면 도낏자루 썩는다. 한나절 가지곤 턱도 없다. 더군다나 편의시설도 갖추어진 인사아트갤러리에선 유난히 빨간색으로 그리고 전시회 작품이나 현수막보다 더 먼저 눈에 들어오는 한우고깃집 장수하늘소 인사점이 떡 하니 버티고 있으니 천만다행이었다. 브레이크 타임 때 인사아트갤러리를 방문해서......인사아트갤러리는 소장욕이 절로 생기고 충동구매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든 백화점이 따로 없다. 아침 일찍 가서 한 아름 명품 백에 그림을 담아 나오고 거기서 커피 마시면서 담소 나누고 쉬면서 고기까지 먹을 수 있는..... 열린 휴식공간이다.

주객전도? 금강산도 식후경? 눈에 더 먼저 들어오는 장수하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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