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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용원의 세상만사]

사유리가 한국에 던진 질문

2020. 11. 18 by 성용원 작곡가

일본 출신 방송인 사유리 씨가 결혼을 하지 않고 정자를 기증받아 출산한 사실을 공개했다. 지난 해 10월 생리불순으로 한국의 한 산부인과를 찾은 사유리 씨는 거기서 "난소 나이가 48살, 이제 자연임신이 어렵고, 시험관도 확률이 낮을 수 있다" 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평소 난자 냉동을 미리 해놓을만큼 아기를 갖고 싶은 마음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던 사유리 씨는 의사의 소견을 듣고 사랑하지않는 남자와 결혼할 수도 없는 일이니 비혼 출산을 결심한 계기가 되었다. 

정자기증으로 아이를 낳은 방송인 사유리, 사진 출처: 사유리 인스타그램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정자 기증을 받을 수 없도록 법이 제한되어 있는 한국 대신 일본의 정자 은행을 찾게 된 것 사유리.축하 인사가 이어지는 기쁜 소식에 한편에선 '홀로 아이 낳을 권리'에 대한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사유리 씨는 "낙태를 인정하라고 하는 것처럼 아기를 낳는 것도 인정하면 좋겠다"라고 말했는데 아이를 낳거나, 낳지 않는 것에 대한 여성의 결정을 법으로 막지 말아 달라는 요구다. 결혼 관계 내에서만 출산을 정상적이라고 보는 사회적 인식을 강요하고,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시대착오이다. 현행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23조 3항)은 난자·정자의 금전적 거래만 금지하고 있다. 2005년 ‘황우석 사태’ 당시 난자 매매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정자· 난자 매매가 법적으로 금지됐다.

만삭의 사유리, 사진 출처: 사유리 인스타그램

사유리 씨의 선택에 대한 지지가 쏟아지자 정치권에서도 나섰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아이가 자라게 될 우리 대한민국이 그 아이에게 더 열린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우리 사회에는 여러형태의 가정이 존재하고 있는데 아버지와 어머니가 표면적으로나마 이혼하지 않고 법적 부부관계를 유지할 때만이 정상적인 가정으로 간주하는 정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양부모 가정만이 정상이라는 편견과 편모 가정에 대한 차별에서 벗어나야 한다. 아버지가 있든 없든 아이를 사랑하고 책임감 있게 기르는 사람의 자식이 행복한 거다. 아버지 없는 자식이라는 사회적 편견을 타파하는 게 일순위다. 산후조리 중인 사유리 씨를 대신해 소속사는 "사유리 씨가 정말 행복해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했다. 아이도 엄마도 건강하고 행복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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