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의원 선거가 막을 내렸다. 투표로 승자(勝者)와 패자(敗者)가 결정된 것이다.
오늘은 승패(勝敗)를 한자로 알아보고, 순자 『荀子』 왕제(王制)편 한 구절을 살펴보기로 한다.
이길 승(勝)은 나 짐(朕), 힘력(力)으로 나뉜다.
‘朕’은 옛날 천자(天子), 즉 임금이 자신을 지칭하는 ‘나’ 라는 뜻이다.
왼쪽에 자리 잡은 부수는 배 주(舟)이며, 오른 쪽 윗부분은 여덟팔, 즉 우리나라 팔도(八道)를 이르는 말이고, 그 아래가 하늘을 뜻하는 ‘天’으로 이뤄졌다.
이길 승(勝)의 자형을 살펴보면 임금[朕]과 힘[力]이 합쳐진 모양이다.
순자 『荀子』 왕제(王制)편에서 임금은 배요, 백성은 물이니, 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어엎어 버릴 수 있다는 내용이 나온다.
패할 패(敗)는 조개 패(貝), 칠 복(攵)으로 나뉜다. 한자에서 ‘貝’는 돈이란 뜻으로 쓰인다.
여기서 다시 칠 복(攵)의 자형을 자세히 살펴보면 또 우()와 삐침 별(丿)로 나뉜다. ‘又’는 주먹을 쥔 손 모양이고 ‘攵’은 손에 무언가를 잡고 ‘치다’ 라는 뜻으로 쓰인다.
조개 속에서 자라는 진주가 몽둥이 [攵]로 인해 깨지는 바람에 그 가치를 잃어버린 것이 패할 패이다.
모든 후보자들이 그렇듯이 선거철만 되면 본인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조직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돈도 필요하다.
한자로 풀어본다면 패자(敗者)는 재력의 부족도 한 몫 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공정한 선거와 국민의 투표로 결정된 결과인 만큼, 승자는 ‘勝’의 뜻인 임금[朕]의 의미를 되살려 항상 국민들이 힘[力]을 발휘하면 언제나 배를 뒤집을 수 있다는 위태로움[思危]을 알고 늘 겸손한 자세로 국민 앞에 서야 한다.
또한 패자는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하고 승자를 도와 그가 임기를 마치는 동안 최선을 다해 본인의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응원하는 것이야말로 위정자(爲政者)의 바람직한 자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