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아재비 숙(叔)으로 시작해서 고요할 적(寂)까지 파자로 살펴보겠다.
숙(叔)은 위 그림에서 보듯 세 가지 부수의 조합으로 이루어졌다. 이것을 파자해 보면 아버지를 기준으로 아래에 있는 또(又) 다른 형제를 뜻한다.
‘叔’에 풀초(艹)를 올리면 콩 숙(菽)이 된다. 왜 아재비 숙에 ‘艹’를 올리면 ‘콩’이란 뜻과 연결이 되는 걸까? 아래 그림처럼 껍질을 까보면 안다. 그림처럼 하나의 껍질에는 여러 개의 콩이 함께 자란다.
즉, 한 줄기에서 자라는 콩과 한 부모의 핏줄을 받아 태어난 형제는 모두 같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아재비 숙(叔)과 연결되어 만든 글자가 콩 숙(菽)이 된 것이다.
아재비 숙(叔)에 물을 더하면 맑을 숙(淑)이 된다. 맑을 숙은 음은 아재비 숙에서 받고, 맑다는 뜻의 물수가 보태서 이루어진 형성문자이다.
그러면 적(寂)은 왜 고요하다는 뜻이 됐을까? 먼저 ‘寂’을 파자하면
위는 집(宀)이고 아래는 숙부(叔)이다. 집에 시댁식구인 숙부가 온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시댁 식구가 오면 왠지 불편하고, 어려우니 집안 분위기가 고요해 진다는 뜻이다.